“강남보다 뜨겁다”
한 달 새 1억씩 오르는 집값
미분양도 없고 매물도 실종

경기도 과천 부동산 시장이 그야말로 ‘불장’이 됐다. 아파트 한 채 값이 매달 1억 원씩 뛰고, 거래 가능한 매물은 자취를 감췄다.
서울 강남 3구의 규제 여파에 더해진 공급 부족, 그리고 재건축 기대감까지 겹치며 과천은 지금 전국에서 가장 뜨거운 주거지로 떠오르고 있다.
서울 강남3구(강남·서초·송파)와 용산구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이면서, 부동산 시장에 지각변동이 일어났다.
강남권 거래량은 90% 이상 줄어들었고, 규제를 피한 과천은 그 반사이익을 톡톡히 누리고 있다.
실제로 과천은 지난주 기준 아파트 매매가격이 0.66% 상승했으며, 이는 전국 평균은 물론 강남구(0.23%)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가격 상승은 특히 신축과 재건축 단지에서 두드러진다.
‘과천푸르지오써밋’ 전용면적 84㎡는 지난달 24억 5000만원에 거래되며 역대 최고가를 찍었고, ‘주공10단지’ 전용 105㎡는 2월부터 매달 1억 원씩 가격이 올라, 4월엔 29억 원까지 도달했다.
부동산 업계에선 이 같은 현상을 강남권 규제 강화, 과천의 탁월한 입지, 교통망 확충 등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한 결과로 분석한다.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지금은 매물이 나와도 바로 사라진다. 특히 주공단지들의 재건축 기대감이 크다”고 전했다.
미분양 ‘제로’, 분양 계획도 없어… 더 오른다?

전국 미분양 주택이 6만 8000가구를 넘은 상황에서도 과천은 ‘미분양 제로’ 상태다.
게다가 올해 8월까지는 신규 분양 계획조차 없기 때문에, 공급은 멈췄는데 수요는 계속 늘고 있어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는 구조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과천이 속한 경기 경부1권의 매매수급지수는 101.4를 기록했는데, 이는 수요가 공급을 웃돈다는 의미다.
NH농협은행 부동산 전문가 김효선 위원은 “과천은 가용 부지가 거의 없고, 신규 입주 예정 물량도 부족하다”며 “이러한 공급 부족이 가격 상승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재건축 기대감까지 겹치면서 투자 수요까지 끌어모으고 있다는 분석이다.
전셋값까지 동반 상승… 규제는 ‘딜레마’

과천의 전세시장 역시 마찬가지인데, 최근 이곳의 전셋값은 전국 최고 상승률인 0.34%를 기록했다.
이는 주공8·9단지의 재건축 이주 수요가 반영된 결과로, 지난해 9월부터 전셋값은 줄곧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처럼 집값과 전셋값이 동시에 상승하면서 일각에선 과천을 투기과열지구로 지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실제로 지정 요건은 이미 충족된 상태라는 평가지만, 전문가들은 신중한 접근을 주문하고 있다.
광운대 서진형 교수는 “과천을 규제하면 또 다른 지역이 들썩일 수 있다”고 부작용을 경고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 역시 “거래 자체를 막는 정책은 악수”라며 “오히려 수요만 다른 지역으로 옮겨 다니며 전반적인 시장 불안을 키우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과천의 집값 급등은 단순한 지역 이슈를 넘어, 서울과 수도권 전체 부동산 시장에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강남권 규제가 초래한 반사이익이 과천에 몰리면서 새로운 상승 흐름이 만들어지자, 전문가들은 이 흐름이 향후 시장 전반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주목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