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 이제는 ‘명품 음식’
호텔업계, 김치 구독 서비스까지 도입
지난해 김치 수출액 사상 최대 기록

“김치가 이렇게까지 인기였다고?”
한때 단순한 반찬으로 여겨졌던 김치가 이제는 전 세계 미식가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특히, 국내 유명 호텔들이 앞다퉈 ‘프리미엄 김치’를 출시하며 구독 서비스까지 도입하는 등 김치를 새로운 고급 식문화로 자리 잡게 만들고 있다.
호텔업계, 김치 시장을 새롭게 개척하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조선호텔앤리조트는 지난 7일부터 ‘프리미엄 김치 정기구독 서비스’를 시작했다. 고객이 원하는 김치 종류와 중량, 배달 주기를 선택할 수 있어 맞춤형 서비스가 가능하다.
계절별 김치를 맛볼 수 있는 옵션도 제공된다. 조선호텔은 지난해 김치 사업 매출이 전년 대비 46% 증가하자 구독 서비스를 도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파라다이스 호텔앤리조트도 지난해 10월 김치 사업에 뛰어들었다. 최근 가정에서 김치를 직접 담그는 일이 줄어들면서 구매 수요가 증가한 점을 반영한 것이다.
대표 상품인 포기김치는 출시 넉 달 만에 1만 개 이상 판매되며 인기를 끌고 있다.
롯데호텔은 2023년 8월 김치 브랜드를 론칭했으며, 올해 1~2월 김치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7% 증가하는 등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워커힐 호텔앤리조트는 호텔업계에서 김치 사업을 가장 먼저 시작한 곳이다. 2009년부터 김치 구독 서비스를 운영해 왔으며, 지난해 김치 매출이 전년 대비 24.6% 증가했다.
‘K-푸드’ 열풍… 김치 수출도 사상 최대

한국 김치의 인기는 국내에만 머물지 않는다. 전 세계적으로 한국 음식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김치 수출 역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농식품과 전후방산업 수출액이 130억3천만 달러(약 19조 원)에 달하며 역대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특히, 김치 수출액은 1억6천만 달러(약 2천300억 원)로 2021년 이후 3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김치의 인기가 급상승한 이유로는 미국과 유럽 시장에서 비건 김치, 상온 유통 김치 등 다양한 신제품이 출시되면서 소비자층이 넓어졌기 때문이다.
미국 수출은 전년 대비 20% 증가했고, 네덜란드에서도 29.9% 증가하는 등 글로벌 시장에서 김치의 위상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김치는 더 이상 가정에서만 소비되는 반찬이 아니다. 고급 호텔들이 김치 사업에 뛰어들고, K-푸드 열풍까지 더해지며 전통을 지키면서도 시대에 맞춰 진화하는 한국 대표 식품으로 자리 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