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 원으로 점심 못 먹는 세상”…편의점 도시락 매출 32% 폭증, 런치플레이션 ‘현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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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 원짜리 한 장으로 점심 한 끼조차 해결하기 어려워진 시대다. 외식 물가가 천장을 모르고 치솟는 가운데, 직장인들이 식당 대신 편의점으로 발길을 돌리는 이른바 ‘런치플레이션’ 현상이 유통업계의 판도를 뒤바꾸고 있다.

편의점 3사가 집계한 올해 1분기 간편식 매출 결과는 충격적이다. 도시락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평균 32% 급증했으며, GS25 김밥 단일 품목만 해도 30.1% 뛰어올랐다.

CU의 전체 간편식 매출도 15.7% 증가했고, 세븐일레븐 역시 삼각김밥 17%, 김밥 16%, 도시락 14%라는 고른 성장세를 기록했다.

가장 뜨거운 현장은 직장인이 밀집한 오피스 상권이다. 점심시간인 오전 11시부터 오후 1시 사이 결제 건수는 전년 대비 45% 폭등했으며, 5천 원 이하 초저가 PB 컵라면 매출도 2.5배나 치솟았다. 불황형 소비의 민낯이 편의점 계산대 앞에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

고물가에 인기 끄는 편의점 도시락 | 연합뉴스
고물가에 인기 끄는 편의점 도시락 | 연합뉴스 / 연합뉴스

‘5천원의 기적’…한 달 6만원 식비 절감 효과

한 20대 직장인은 구내식당 메뉴 하나에 7천 원이 훌쩍 넘지만, 편의점에서는 도시락과 커피를 합쳐 5천 원이면 해결되기 때문에 일주일에 세 번 이상 편의점을 찾는다고 말한다. 단순 계산으로 식당을 매일 이용할 때와 주 3회 편의점 조합을 병행할 때의 차이는 한 달 기준 6만 원 이상의 실질 절감으로 이어진다.

이 같은 절약 효과는 점심 물가 부담이 큰 직장인과 청년층에게 특히 체감도가 높다. 세븐일레븐 즉석식품팀 박대성 팀장은 고물가와 따뜻한 봄 날씨가 맞물리며 편의점 즉석식품이 일상식은 물론 나들이 수요에서도 필수 코스로 자리 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저가만이 아니다…프리미엄 협업 도시락 매출 ‘4배’ 폭발

편의점 도시락의 진화는 가격 경쟁력에만 머물지 않는다. 이마트24는 조선호텔앤리조트 손종원 셰프, 박은영 셰프와 협업한 프리미엄 도시락 라인을 선보였으며,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해당 협업 상품의 매출 비중이 무려 4배나 늘었다. GS25 역시 삼각김밥과 도시락 전 라인을 대상으로 원재료 전면 리뉴얼을 진행 중이며, 올해 안으로 햄버거와 샌드위치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편의점 도시락도 7000원 시대…런치플레이션에 '휘청' - 뉴스1
편의점 도시락도 7000원 시대…런치플레이션에 ‘휘청’ – 뉴스1 / 뉴스1

유명 맛집이나 스타 셰프와 협업한 프리미엄 도시락은 점심시간에 줄을 서는 ‘오픈런’ 현상을 연출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기업 임직원들에게 제공하는 모바일 식권 앱에서도 주요 사용처 1순위가 일반 식당에서 편의점으로 바뀌었다는 점은 외식업계 생태계의 근본적인 변화를 상징한다.

‘런치루틴’의 탄생…20분 식사, 40분은 나를 위해

편의점 도시락이 불러온 또 다른 변화는 점심시간 활용 방식이다. 식당을 찾아 대기하고 식사하는 데 1시간을 통째로 쓰는 대신, 편의점에서 20분 안에 해결하고 남은 40분을 헬스장 운동이나 낮잠 보충에 활용하는 새로운 ‘런치루틴’이 오피스 상권에 빠르게 퍼지고 있다. 비용 절감을 넘어 시간 주권까지 확보하는 전략으로, 특히 자기계발에 민감한 청년 직장인들 사이에서 하나의 라이프스타일로 굳어지는 분위기다.

런치플레이션이 구조적 흐름으로 자리 잡은 지금, 편의점은 단순한 간식 구매처가 아닌 대한민국 직장인의 새로운 점심 식당으로 완전히 탈바꿈하고 있다. 외식업계가 물가 상승의 역풍을 맞는 사이, 편의점은 가성비와 프리미엄을 동시에 공략하며 불황 속 최대 수혜자로 우뚝 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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