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동자 아니야” 드디어 입 열어
나락보관소와 가해자
누가 거짓말하고 있는 걸까?
지난 3일 한 유튜버에 의해 밀양 여중생 집단 성폭행 사건 가해자 중 한 명으로 지목된 남성이 “난 주동자가 아니다”라며 한 커뮤니티에 해명글을 올렸다.
글쓴이 A 씨는 자신이 나온 영상에 대한 내용을 해명하면서 자신의 주변 지인들이 고통받고 있다고 피해를 호소했다.
지난 6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밀양 사건 조사받았던 ○○○ 입니다’라는 제목으로 글이 올라왔다.
해당 영상에서 유튜버는 “A 씨가 현재 개명 후 외제차 3대를 보유하고 있고, 주말에는 골프를 치는 호화로운 삶을 사는 중”이라고 주장했다.
A 씨는 “이 사건이 재조명되면서 피해자가 옛날 생각을 떠올리거나 2차 피해를 입을까 봐 너무 죄송하다”며 “지금은 제 말을 믿어 주시는 분들이 한 분도 없을 거라 생각한다. 전 숨은 게 아니라, 어디서부터 말해야 될지 혼란스러웠다”며 해명을 시작했다.
먼저 그는 3일 오후 8시경 ‘나락 보관소’로부터 대뜸 “네 신상 다 털렸고, 연락 많이 갈 거니까 전화 잘 받아라”는 통보 연락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그 후에 전화가 몇백 통이 왔고, 문자, 텔레그램, 카카오톡 등 많은 곳에서 심한 말을 들었다. 그 다음 날엔 회사에 항의가 들어와서 회사를 나오게 됐다”고 설명했다.
A 씨는” 뭐가 뭔지 하나도 몰랐다. 연락 오는 모든 분들께 일일이 설명해 드리기 어려웠다. 무서워서 SNS 계정을 삭제하고, 번호를 바꿨다”고 말했다.
그는 밀양 사건에 대해 “당시 재판 결과 1, 3호를 받고 사회봉사 명령, 보호관찰을 받았다. 집안도 저를 도와줄 상황이 아니어서 변호사를 선임하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저에게 죄가 하나도 없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가해자 44명에 포함된다는 자체만으로 잘못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A 씨는 “채팅으로 제가 피해자를 불러냈다고 하는데, 단 한 번도 연락을 한 적이 없다. 쇠 파이프로 때린 적도 없고, 쇠젓가락으로 고문한 적도 없다”며 “그저 밖에서 피해자를 봤을 뿐이다. 주동자도 아니며, 그의 오른팔도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또, “44명이 다 친하진 않다. 일부랑만 친하고, 매번 다 만나는 사이가 아니다. 그리고 중요한 건 저는 강간을 하지 않았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는 영상 속 자신의 호화로운 삶에 대해서는 “외제차 3대 없다. SNS 속 차량 사진은 제가 판매해서 출고했던 사진을 올려 놓은 것”이라고 부정하며, “주말에 가끔 골프를 친 건 맞다”고 인정했다.
이어 “SNS에서 저를 사칭하는 사람이 있다. 저는 SNS를 탈퇴했으니 그 사람 말을 믿지 않길 바란다”고 부탁했다.
A 씨는 “글로 해명이 안 되는 걸 알지만, 저 하나 때문에 제 가족과 주변 사람들 몇십 몇백 명이 피해받고 있다”며 고통을 호소했다.
더해서 “3일 동안 물 한 모금 안 넘어가고, 심정지 온 것처럼 있다. 이번 계기로 대한민국에서 살 수 없을 정도로 큰 영향을 받았다”며 “피해자 분들은 더할 거다. 정말 죄송하다. 물먹을 자격도 없는 사람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죄가 있다면 다시 한 번 더 죗값을 치르겠다. 평생 죽을 때까지 봉사하고, 베풀고, 뉘우치며 살겠다”고 했다.
또한, A 씨는 “유튜브 영상은 과장돼 있고, 사실이 아닌 내용은 신고하고 온 상황. 더 이상 피해자 분들과 저의 가족, 지인들이 고통받지 않길 바란다. 제 잘못이니 저만 질타해 달라”고 간곡히 부탁했다.
끝으로 “재수사 자체가 피해자에게 있어 상상도 안 되게 고통스럽겠지만, 만약 괜찮다고 하면 재수사받을 의향 있다. 하지만 피해자가 다시 받을 고통을 생각하니, 먼저 재수사를 요청하기가 어렵다. 피해자 분들께 이런 일을 또 겪게 해서 진심으로 죄송스럽다”고 덧붙였다.
한편, 해당 글은 게시된 지 1시간이 지나지 않아 삭제됐으며, 글 작성자가 실제 가해자로 지목된 남성 A 씨인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은 상태다.
나락보관소는 해당 사건 가해자 44명의 신상 공개에 있어서 피해자 가족과 사전에 이메일을 통해 동의를 구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반면, 사건 피해자 지원단체 중 하나인 한국성폭력상담소는 “피해자 측은 나락보관소가 과거 사건에 대해 첫 영상을 올리기기 전까지 해당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고, 사전 동의를 질문받은 적도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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