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기 팍팍하다 했더니 “李 대통령이 원흉?”… 상상도 못한 진범 지목되자 ‘아수라장’

소비쿠폰이 집값 올렸다? 팩트체크
정치권 발언에 전문가 반박 이어져
부동산 책임 공방, 어디까지가 진실인가

최근 부동산 가격 상승의 원인을 두고 정치권과 전문가 사이 해석이 갈리고 있다.

서울시장은 정부의 소비쿠폰 지급이 가격 상승을 부추겼다고 주장했지만, 전문가들은 제한적 효과에 불과하다며 반박하고 있다.

복합적인 요인을 단순화해 특정 정책만을 원인으로 지목하는 것은 무리라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시장 “돈 풀어서 부동산 자극”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달 31일 채널A ‘뉴스A’에 출연해 “이재명 정부가 소비쿠폰 등으로 시중에 유동성을 늘리면서 부동산 가격을 끌어올렸다”고 주장했다.

그는 “올해 초에도 한 번 쿠폰을 풀었고 내년에도 할 계획이라고 들었다”며 “이런 방식이 결국 시장을 자극한다”고 말했다.

특히 서울시의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가 집값 상승을 초래했다는 야당의 지적에 대해선 “당시 부동산 거래는 3분의 1 수준으로 줄었고, 가격도 보합세였다”며 “정치적 목적이라는 비판은 맞지 않다”고 반박했다.

오 시장은 자신이 해제를 결정한 시점에 대해 “한국은행과 금융연구소도 당시 부동산 가격 하락을 우려하던 시기였다”며 “중앙정부의 공급 대책이 늦어지면서 시장 불안이 커졌고, 그 틈에서 수요가 몰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 “단기 소비정책, 영향 제한적”

하지만 경제 전문가 다수는 소비쿠폰이 집값 상승의 직접적인 원인이라는 주장에 동의하지 않고 있다. 단기적인 소비 진작책이 자산시장 전반에 구조적 영향을 주기 어렵다는 것이다.

국제통화기금(IMF) 보고서와 국내 연구 결과에 따르면, 유동성 확대가 부동산 가격에 영향을 줄 수는 있으나, 단발성 재정정책인 소비쿠폰이 이를 주도했다고 보기엔 무리가 있다.

한 경제 연구소 관계자는 “일시적인 현금 지원은 소비심리를 일정 부분 개선할 수 있으나, 실질적으로 주택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공급 여건, 금리, 지역 개발 계획 등”이라며 “지금의 집값 상승은 복합적인 구조의 결과”라고 말했다.

한국은행과 여당 측도 “소비쿠폰이 집값을 밀어올릴 정도의 정책은 아니다”라며 “서울시의 재건축·재개발 확대, 각종 규제 해제 등이 더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소비쿠폰, 실제 영향은 어땠나

오 시장의 주장과 달리, 소비쿠폰은 소비 진작 등 실물 경제 부문에서 두드러진 효과를 내며 국민들에게 도움이 됐단 평가가 많다.

여신금융협회가 발표한 ‘3분기 카드승인실적’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전체 카드 승인 금액은 327조7천억 원으로 전년 대비 6.7% 증가했다. 승인 건수도 5.5% 늘었다.

협회는 이 같은 배경으로 “소비쿠폰 등 경기부양책, 시장금리 하락, 주가 상승에 따른 소비심리 개선”을 꼽았다. 실제로 숙박·음식점, 도소매업, 교육서비스 등 소비 밀접 업종에서 카드 승인 금액이 일제히 증가했다.

법인카드 사용 역시 증가세를 보였고, 선불카드 실적 비중도 늘었다. 이는 기업 활동과 정부 정책이 일정 수준 소비 확대에 기여했음을 보여준다.

결론적으로 소비쿠폰은 소비심리 회복과 지출 확대에는 일정 효과를 보였지만, 부동산 시장에 영향을 미쳤다고 보기에는 근거가 부족하다.

정책 효과에 대한 평가는 정치적 입장보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이뤄져야 하며, 집값 상승의 원인을 단일 요인으로 해석하기보다는 구조적 요인을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