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밥 한 줄에 4천 원을 더 내라고?”… 깜짝 놀란 정부도 ‘460억’ 긴급 수혈 나섰다

“점심값 공포”에 정부마저 놀랐다
여름 앞두고 물가 대응 카드 꺼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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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연합뉴스

“김밥 하나 시켰을 뿐인데 배달비로 4천 원이 추가됐네요.”

도시락, 짜장면, 떡볶이 등 서민 메뉴 가격이 오르고 있는 가운데, 김밥 한 줄 가격이 배달비 포함 만 원에 육박하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치솟는 외식 물가에 놀란 정부는 급기야 460억 원 규모의 물가안정 예산을 긴급 투입하며 진화에 나섰다.

외식비 상승의 원인은 복합적이다. 식재료 가격부터 인건비, 배달 수수료까지, 소비자 한 사람의 점심값에는 수많은 변수들이 얽혀 있다.

김밥·햄버거 5년 새 30% 넘게 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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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2020년을 기준(지수 100)으로 잡았을 때 올해 5월 외식 부문 소비자물가지수는 124.56을 기록했다.

이는 전체 소비자물가지수(116)보다 빠르게 오른 수치로, 외식 물가 상승률이 평균보다 1.5배 더 가팔랐음을 보여준다.

이 중 가장 많이 오른 품목은 김밥으로, 무려 38%가 올랐다. 햄버거(37%), 떡볶이(35%), 짜장면(33%) 등도 그 뒤를 이었다.

심지어 식당 구내식 비용조차 24% 상승해 직장인들의 부담은 전방위로 확산됐다.

농축수산물과 가공식품 가격도 같은 기간 각각 22%, 24% 올랐지만, 외식 물가 상승폭이 이를 뛰어넘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이상현 고려대 식품자원경제학과 교수는 “식재료 자급률이 낮고,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면서 수입 식자재 단가가 크게 올랐다”며 “배달 수수료와 인건비도 외식 물가 상승의 주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수수료만 4천 원”… 음식값보다 비싼 배달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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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 수수료도 점주와 소비자 모두에게 큰 부담이다.

김포에서 중국음식점을 운영하는 자영업자 이 모 씨는 “양파나 밀가루가 오르면 짜장면 가격도 올려야 한다. 인건비, 배달 수수료까지 고려하면 감당하기 어렵다”고 호소했다.

김밥 전문점 운영자도 “작년부터 배달앱에서 무료 배달을 내세웠지만 실제론 점주가 부담하게 됐다”며 “1만~1만5천 원 주문에 수수료와 배달비로만 4천 원이 나간다”고 토로했다.

정부 역시 이 같은 상황을 심각하게 보고 있다.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는 지난 13일 식품·외식 물가 간담회에서 “배달 중개 수수료 문제가 크다”며 법적 대응 가능성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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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도 후보 시절 ‘배달 수수료 상한제’를 공약한 바 있다.

현재 더불어민주당 ‘을(乙) 지키는 민생 실천 위원회'(을지로위원회)는 배달앱과 점주단체, 소비자 단체가 참여하는 사회적 대화 기구를 통해 새로운 요금제 개편안을 논의 중이다.

기존 상생요금제의 실효성 부족에 대한 비판에 따라, 소액 주문 수수료 인하 등이 주요 안건으로 떠오르고 있다.

정부, 460억 원 긴급 투입… 장바구니 부담 줄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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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이 같은 외식 물가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6~7월 두 달간 농축수산물 할인 지원에 460억 원을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돼지고기, 닭고기, 과일 등을 최대 50%까지 할인하고, 할인 한도도 기존보다 2배 늘릴 계획이다.

이형일 기획재정부 1차관은 16일 열린 물가관계차관회의에서 “계란, 고등어 등 주요 품목에 할당관세를 신규 적용하고, 계란 가공품 관련 수입량도 대폭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브라질산·태국산 닭고기 수입도 8월 중순부터 본격화된다.

정부는 또 식품 원료에 대한 할당관세 연장, 농산물 구매지원 정책자금 200억 원 반영 등도 추진하며, 업계와 긴밀히 소통해 가격 인상 최소화 방안 마련에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유통 구조 개선 없이는 한계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2023년 기준 농축산물 유통비용률은 무려 49.2%에 달해, 소비자가 지불한 금액 중 절반 가까이가 유통비용으로 쓰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문제는 수요 감소”…경기 부양 없인 악순환 반복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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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가격만큼이나 심각한 건 위축된 소비심리다.

김상효 농촌경제연구원 동향분석실장은 “가격을 올려야 생존 가능한 외식업자가 많지만, 경기가 어려워 소비자가 지갑을 닫으니 가격 인상조차 어려운 실정”이라고 말했다.

서울의 한 저가 커피점 점주도 “소비자가 민감하게 반응하니, 오히려 할인 행사라도 해야 손님을 붙잡을 수 있다”며 “경기가 살아야 가격도, 장사도 버틸 수 있다”고 말했다.

외식 물가 상승은 단순한 가격 문제를 넘어, 식재료비와 인건비, 유통비용, 배달 수수료 등 복합적인 구조적 요인이 얽혀 있는 결과다.

정부의 단기적 대응과 더불어, 유통 구조 개선과 수요 회복을 위한 중장기 대책 마련이 병행되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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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만오천원 주문이면 수수료 1500원 배달료 2500원 맞잖아. 그게 아깝다면 배달을 직접해야지.
    그리고 그렇게 배달을 시켜먹으면서 외식비를 말하면 양심팔았냐. 굶어. 가서 먹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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