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일 백악관 부활절 오찬에서 호르무즈 해협 파병을 거부한 한국과 일본을 직접 거론하며 노골적인 불만을 드러냈다.
“험지이자 핵무장을 한 북한 바로 옆에 4만 5000명의 병력을 두고 있는데도 한국은 우리에게 도움이 되질 않았다”는 발언은, 대이란 공습 이후 한 달여 만에 터져 나온 ‘뒤끝’이었다.
주한미군 실제 규모가 2만 8500명임에도 트럼프가 습관적으로 과장된 수치를 언급하는 것은 미국의 기여도를 극대화해 동맹에 압박을 가하는 전형적인 협상 전술이다.
외교가에서는 트럼프의 이번 발언을 단순한 불평으로 치부하지 않는다. 호르무즈 파병 거부는 이러한 누적된 불만이 표면화된 계기로 해석된다.
파병 거부가 빌미… 관세·핵잠·방위비 ‘3종 압박’ 우려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는 “미국은 어떤 형태로든지 한국뿐만 아니라 동맹국에 책임과 비용을 물을 것”이라며 “나토에 대해선 지금도 직격탄을 날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트럼프는 기본적으로 동맹이 미국을 착취하고 있다는 세계관을 가지고 있으며, 호르무즈 파병 거부는 이러한 불만의 누적된 증거로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미국은 2월 연방대법원이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 기반 관세를 무효화한 이후, 무역법 제301조 관련 조사를 진행 중이다.
중동사태가 진정된 후 이 조사 결과를 근거로 ‘관세 폭탄’을 재부과할 가능성이 제기되는 이유다. 핵잠 도입 및 한미 원자력 협정 개정 협상도 미국이 보복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는 카드다.
박 교수는 “핵잠에 대해서도 비용을 더 내라는 식으로 나올 수 있다”며 “트럼프는 그러한 연장선상에서 뭐든지 더 받아내려고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4월 협상 열리지 않으면… 보복 가시화 전망

외교가는 이달 중 한미 간 핵잠 및 원자력 협력 협의가 열리지 않을 경우, 미국의 보복 조치가 가시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구체적인 시나리오로는 ①301조 조사 완료 후 관세 재인상 ②핵잠 사업 비용 추가 요구 또는 협상 중단 ③주한미군 방위비 재협상 압박 등이 거론된다.
특히 트럼프가 나토 회원국들에게 국방비 지출 증액을 강제하는 것처럼, 한국에도 “실망했다”는 감정적 표현을 동반한 경제 제재가 나올 수 있다.
한국 정부는 지난해 6월 출범 후 12·3 비상계엄으로 인한 외교 공백을 메우기 위해 맞춤형 외교에 전력했지만, 트럼프식 거래 외교는 상징적 제스처로 만족하지 않는다는 점이 명확해졌다.
향후 한미 관계는 호르무즈 파병 거부를 둘러싼 ‘감정의 정산’ 과정이 어떤 형태로 전개되느냐에 따라 통상·안보 전방위에서 새로운 긴장국면을 맞을 가능성이 크다.
중동사태 종료 후 본격화될 미국의 압박 수위가 한국 외교의 다음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