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거점국립대 9곳을 모두 서울대 수준으로 키우겠다던 약속이 3곳으로 줄었다. 이재명 정부의 국정과제 ‘서울대 10개 만들기’가 현실의 벽에 부딪혀 첫발부터 흔들리고 있다.
교육부는 지난 15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성장엔진 연계 지역인재 양성 방안’을 발표했다. 비수도권 거점국립대 9곳 중 3곳을 선정해 각각 연 1000억 원씩, 5년간 총 5000억 원을 집중 지원한다는 내용이다.
선정된 3개 대학에는 기업 주도의 ‘브랜드 단과대학’이 신설된다. 모빌리티대, 신재생에너지대 등의 형태로 운영되며, 영국 롤스로이스가 대학과 연계해 주 4일은 현장 근무, 하루는 수강하는 방식이 모델로 제시됐다.
AI 거점대·융합연구원…2030년 세계 200위 목표

3개 대학은 ‘AI 거점대’로도 육성된다. 대학 총장 직속으로 AI 융합교육 전담기구를 설치하고, AI 교육을 특정 학과가 아닌 대학 전반에 확산하는 방식이다. 또 ‘특성화 융합연구원’을 신설해 대학원생이 전문 연구원에 준하는 장학금을 받으며 기업과 공동 연구를 수행하도록 할 방침이다.
교육부는 이를 통해 3개 대학에서 연간 총 3000명의 인재를 양성하고, 2030년경 해당 특성화 분야에서 세계 200위에 진입하는 것을 목표로 제시했다. 최교진 교육부 장관은 “수도권 일극 체제 극복을 위해 지역인재 양성은 필수 과제”라고 강조했다.
‘서열화’ 논란과 수도권 쏠림의 구조적 한계
집중 지원에서 제외된 나머지 6개 거점국립대에는 학교당 300억 원이 우선 지원된다. 지방의 한 국립대 관계자는 “이제 수도권 대학과의 격차뿐 아니라 국립대 간의 서열화도 현실화됐다”고 날을 세웠다.
전문가들은 예산만으로는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배영찬 한양대 화학공학과 명예교수는 “5년간 5000억 원을 쏟아부어도 지역에 수준 높은 기업이 분산되고 문화 인프라가 형성되지 않으면 학생과 교수들이 정주하지 않는다”고 짚었다.
예산 집중이라는 방향 전환은 긍정적으로 평가받지만, 9곳을 3곳으로 줄인 현실은 ‘서울대 10개 만들기’가 아직 험난한 길 위에 있음을 보여준다. 지역 기업·문화 인프라와의 동반 성장 없이 대학 지원만으로는 수도권 쏠림이라는 거대한 흐름을 되돌리기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진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