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사 전기료, 주민이 대신 부담
14만여 곳 전수 조사 착수
10년 이상 지속, 재발 방지 실패

아파트와 빌라 등 공동주택에 사는 주민들이 10년 넘게 통신사가 내야 할 전기료를 대신 부담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정부가 뒤늦게 전수 조사에 나섰지만, 2013년 동일한 문제가 지적된 후에도 재발 방지에 실패하면서 관리 사각지대가 장기간 방치됐다는 비판이 나온다.
사업자 규정 있어도 10년간 ‘나 몰라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7일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와 함께 공동주택 인터넷 설비의 공용전기 사용 실태를 전수 조사한다고 밝혔다. 조사 대상은 사업자별 중복을 포함해 총 14만4천개소에 달한다.
문제의 핵심은 인터넷 분배기 등 통신 설비가 공동주택 공용전기를 사용하면서도 서비스 제공 사업자가 전기료를 내지 않았다는 점이다.
사업자별 규정에는 원칙적으로 통신사가 전기료를 부담하도록 명시돼 있지만, 공용전기 관리주체가 명확하지 않다는 이유로 정산이 이뤄지지 않았다.
과기정통부는 지난해 11월 KT, SKB, LGU+, LG헬로비전 등 주요 통신 사업자와 대책반을 구성해 서울, 인천, 수원, 김포시 등에서 시범 조사를 실시했다.
이번 전수 조사에는 제주방송, 서경방송, 남인천방송, 울산중앙방송 등 공용전기료 미지급이 확인된 일부 종합유선방송사업자도 참여한다.
설치 시점부터 소급 정산…주민 환급 추진

공용전기료 미지급이 확인된 통신 사업자는 입주민이 부담해온 공용전기료를 설비 설치 시점을 기준으로 소급해 정산하고 보상하기로 했다.
향후 발생하는 공용전기 사용분에 대해서는 한전 납부 방식으로 변경하는 등 제도적 개선도 병행한다.
공동주택 건물주나 관리사무소 총무 등 공용전기 관리주체는 공용단자함이나 집중통신실에 설치된 인터넷 설비를 확인해 사업자와 계약 없이 전기료를 부담하고 있을 경우 전담 콜센터(☎02-2015-9294)를 통해 민원을 제기할 수 있다.
2013년 이후 재발 방지 실패…구조적 문제 지속

이번 사태의 심각성은 2013년에도 동일한 문제가 제기됐다는 점이다. 당시 통신 사업자의 공용전기료 미납 문제가 불거지면서 2~3년간 재정비가 시도됐지만, 관리 미비로 인해 문제가 재발했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2013년 문제 제기 이후에도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재차 지적이 나온 만큼 이번에는 근본적인 해결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전담센터 구축과 함께 통신사 간 정보 연계가 가능한 통합관리시스템을 도입해 유사 사례의 재발을 막을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공동주택 관리 주체와 통신 사업자 간 책임 소재가 불분명한 구조적 문제가 10년 이상 방치됐다”며 “이번 전수 조사를 계기로 명확한 관리 체계가 확립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