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대 노인들이?’ .. 자영업자 상대로 성희롱과 폭행, 폭언한 이들의 정체에 ‘한숨만’

금연 구역서 흡연하다 충돌
폭언·폭행 이어 성희롱까지
경찰 대응 논란, 피해는 계속

서울 영등포의 한 토스트 가게 앞. “연기 때문에 매장 안이 힘들다”며 자리를 옮겨 달라는 평범한 부탁이 순식간에 폭언과 폭행, 성희롱으로 이어졌다. 피해자는 자영업자였고, 가해자는 80대 노인 3명이었다.

사건은 경찰 출동으로 일단락되는 듯했지만, 오히려 그 뒤로 이어진 괴롭힘은 피해자의 삶을 옥죄고 있다.

지난 6월 26일 저녁, A 씨는 평소처럼 토스트 가게를 운영하고 있었다. 매장 앞은 인근 중학교와 불과 30m도 떨어지지 않은 금연구역. 그러나 노인 세 명은 거리낌 없이 담배를 피웠고, 매장 안까지 연기가 스며들었다.

A 씨가 “주차장 쪽으로만 옮겨 달라”고 정중히 부탁했지만, 돌아온 것은 욕설과 협박이었다. 한 노인은 “내가 가게 안에서 피운 것도 아닌데 왜 간섭하느냐”고 맞섰고, 또 다른 이는 담배를 문 채 매장 안으로 들어와 모욕적인 욕설을 퍼부었다.

이어 “내가 몇 살만 젊었어도 널 가만두지 않았다”는 위협성 발언까지 서슴지 않았다.

언성은 곧 신체적 위협으로 이어졌다. 노인 중 한 명은 피우던 담배를 A 씨의 얼굴 가까이에 들이밀며 “이걸로 지져버리겠다”고 협박했다.

이어 귀를 잡아당기고 얼굴을 치는가 하면, 심지어 성적인 모욕까지 가했다. 피해자는 중학생 손님들 앞에서 모멸감을 느껴야 했고, 주문을 받던 영업도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현장을 확인했지만, 노인들은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체포되지 않았다. A 씨는 “경찰이 ‘현장 체포 사안이 될 수 있다’고 했으면서도 결국 그냥 돌려보냈다”며 허탈함을 전했다.

사건은 끝나지 않았다. 노인들은 이후에도 매장 앞에 몰려다니며 욕설과 위협을 이어갔다. 피해자는 정신적 고통으로 약까지 복용할 정도로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사건을 가볍게 볼 수 없다고 지적한다. 손수호 변호사는 방송 인터뷰에서 “업무를 방해한 정황이 명확하니 업무방해죄가 적용될 수 있고, 담배 꽁초를 미간에 갖다 댄 행위는 특수폭행에 해당한다”며 “수사가 신속히 이뤄져야 하고, 처벌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고령이라는 이유로 현장에서 풀려난 이번 사건은 경찰 대응의 적절성을 둘러싼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연약한 자영업자가 법의 보호를 받지 못한 채 폭력과 성희롱에 노출되는 현실은 충격적이다.

피해자는 “매일 가게 앞을 지날 때마다 두려움이 앞선다”며 지옥 같은 시간을 견디고 있다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