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들이 쉬던 숲길을 걷다”… 서울에서 가장 고요한 산책 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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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이 머무는 궁궐
왕실 정원의 여름
서울에서 가장 고요한 산책
서울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서울 종로 창덕궁)

서울 도심에서 가장 아름다운 숲길을 꼽으라면 많은 여행객이 창덕궁 후원을 떠올린다.

‘비원’이라는 이름으로 더 익숙한 이곳은 계절마다 전혀 다른 풍경을 선사하지만, 초여름에는 울창한 녹음이 궁궐과 어우러지며 한층 깊은 매력을 드러낸다.

창덕궁은 1405년 태종 때 경복궁의 이궁으로 창건된 뒤 임진왜란으로 소실됐지만 1610년 가장 먼저 복원된 궁궐이다.

이후 약 270년 동안 조선의 실질적인 법궁 역할을 맡았으며, 자연 지형을 최대한 살린 독창적인 궁궐 배치와 건축미를 인정받아 1997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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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서울 종로 창덕궁)

궁궐 북쪽에 자리한 후원은 왕실만을 위한 휴식 공간이었다. 왕들은 이곳에서 시를 짓고 학문을 논했으며 활쏘기와 연회, 낚시와 농사 체험까지 다양한 왕실 행사를 열었다.

자연을 거스르지 않고 계곡과 숲을 그대로 살린 정원은 오늘날에도 한국 전통 조경의 대표 사례로 평가받는다.

후원 관람은 입구에서 시작되는 숲길부터 특별하다. 키 큰 단풍나무와 다양한 수목이 햇빛을 가려 한낮에도 숲속을 걷는 듯한 시원한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가을 단풍이 유명하지만 초여름에는 짙은 초록이 숲 전체를 감싸며 또 다른 감동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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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서울 종로 창덕궁)

가장 먼저 만나는 부용지는 창덕궁 후원의 상징이다. 네모난 연못과 둥근 섬을 배치한 독특한 구조는 천원지방 사상을 담고 있으며, 부용정과 왕실 도서관 주합루가 함께 어우러져 한국 궁궐을 대표하는 풍경을 완성한다.

잔잔한 연못 위로 비치는 녹음과 전통 건축은 어느 계절보다 싱그러운 초여름의 매력을 보여준다.

이어지는 애련지는 연꽃을 사랑한다는 의미를 담은 연못으로 계절이 깊어질수록 연잎이 수면을 가득 채운다.

문화유산 보호를 위해 현재 통행이 제한된 불로문을 지나면 기오헌과 애련정, 그리고 단청을 하지 않은 연경당이 차례로 모습을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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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서울 종로 창덕궁)

연경당은 궁궐 안에서도 양반가 형식을 따르는 독특한 건축으로 숲과 가장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공간이다.

후원 깊숙한 곳의 관람지는 반도지라는 이름으로도 알려져 있다. 승재정과 관람정이 연못을 사이에 두고 펼쳐지는 풍경은 초록빛 숲과 어우러져 깊은 여운을 남긴다.

왕들이 자연을 벗 삼아 쉬었던 공간답게 천천히 걸을수록 궁궐의 또 다른 얼굴을 발견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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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서울 종로 창덕궁)

창덕궁 후원은 회차별 예약제로 운영된다. 인터넷 예약은 관람일 기준 6일 전 오전 10시부터 가능하며 회차당 예약과 현장 발권 인원을 각각 배정한다.

후원 관람을 위해서는 전각 관람권을 함께 구매해야 하며, 봄과 가을은 예약 경쟁이 치열하지만 여름에는 비교적 여유롭게 방문할 수 있다.

도심 속 숲과 600년 역사의 궁궐이 함께하는 창덕궁 후원. 짙은 녹음이 가장 아름다운 계절, 왕실 정원이 품은 고요한 시간은 서울 여행에서 오래 기억될 특별한 풍경으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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