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속 주행만이 답이 아니다? … 전기차 상식 박살 낸 최신 발표에 차주들 ‘발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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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과 달리 수명이 늘었다
일정한 주행보다 낫다는 실험
배터리 테스트도 바뀌어야 한다
전기차
전기차 / 출처 = 연합뉴스

정속 주행만이 전기차 배터리의 수명을 지키는 유일한 방법이라는 통념이 깨졌다. 오히려 전기차 배터리는 도시의 혼잡한 도로, 신호 대기와 급출발, 정체 구간에서의 반복적인 가감속에 더 잘 반응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스탠퍼드대학교와 SLAC 국립가속기연구소 배터리센터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발표한 실험 결과에 따르면, 일정한 속도보다 유동적인 속도에서 배터리 수명이 최대 38%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혼잡한 도로가 오히려 수명 늘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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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연합뉴스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연구팀은 2년에 걸쳐 상업용 전기차 배터리 셀 92개를 다양한 조건에서 방전하며 실험을 진행했다.

고속도로 정속 주행처럼 일정한 전류를 흘려보낸 그룹과, 도시 주행을 가정해 급가속ㆍ급제동ㆍ회생제동 등이 반복되는 부하 조건을 적용한 그룹으로 나눠 비교했다.

그 결과는 의외였다. 다양한 속도 변화가 포함된 ‘다이내믹 주행’ 조건의 배터리는 정속 주행 대비 최대 1600회 이상의 완전 충·방전 사이클을 기록했다.

반면 일정한 전류를 유지한 배터리는 1400회를 넘기지 못했다. 연구진은 “충격적일 정도로 확연한 차이였다”고 말했다.

정속 주행은 독, 변속 주행은 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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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 출처 = 뉴스1

배터리의 성능 저하는 초기 구간에서 가장 빠르게 일어난다. 이후에는 고전압 상태에서 양극이 불안정해지거나, 저전압에서는 음극의 용량이 감소하는 현상이 뒤따른다.

정속 주행은 이런 두 가지 문제를 동시에 자극한다는 점에서 불리하다. 반대로 다이내믹한 주행은 불규칙한 충방전을 통해 전극에 가해지는 스트레스를 분산시켜 오히려 수명을 늘리는 것으로 분석됐다.

과거 내연기관차에서 고속 주행으로 엔진 찌꺼기를 날리는 ‘이탈리안 튠업’ 방식이 효과를 봤듯, 전기차에도 이와 유사한 논리가 적용된 셈이다.

제조사 테스트 방식 바뀔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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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배터리 / 출처 = 연합뉴스

전문가들은 이 연구 결과가 소비자뿐 아니라 배터리 제조사에도 중요한 메시지를 던진다고 본다. 기존 배터리 테스트 방식이 대부분 일정한 전류만을 기준으로 삼고 있어, 실제 주행 상황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연구진은 “현실적인 테스트 환경이 필요하다”며, “기존 테스트는 실제 소비자의 주행 환경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며, 배터리 수명을 과소평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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