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1분기 최대 실적 예고
영업익은 소폭 감소 예상
관세 변수에 2분기 향방 주목

“실적은 최고치, 하지만 불안하다”
현대차와 기아가 올 1분기 70조 원이 넘는 매출을 기록하며 역대 1분기 기준 최대 실적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증권가와 업계의 관심은 오히려 2분기 이후 미국발 관세 폭탄이 몰고 올 여파에 쏠리고 있다.
두 회사는 오는 4월 말 각각 실적 발표를 통해 1분기 성적표를 공개할 예정이다. 현대차는 24일, 기아는 25일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으며, 아직 정확한 일정은 공시되지 않았다.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증권가 전망치에 따르면, 현대차는 매출 43조 2672억 원, 영업이익 3조 6298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6.4%, 2% 증가한 수치이다.
기아는 매출 27조 6092억 원, 영업이익 3조 2230억 원으로 매출은 5.3% 증가하지만 이익은 5.9% 감소할 것으로 예측됐다.
두 기업의 1분기 합산 매출은 약 70조 8764억 원에 달하며, 분기 기준 사상 최대치를 경신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소폭 줄어든 6조 8528억 원으로 추정된다.
판매량은 제자리, 분위기는 ‘양호’

전년 대비 판매량 변화는 거의 없었지만, 고수익 차종 판매 확대와 고환율 효과로 실적 흐름은 여전히 긍정적이다.
현대차는 1분기 글로벌 시장에서 약 99만 9626대를, 기아는 약 77만 2351대를 판매하며 총 177만여 대를 출하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소폭 증가한 수치다.
김성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차의 실적 상승 배경으로 “친환경차 비중 확대에 따른 평균판매단가 상승”을 꼽았다.
기아에 대해서는 “SUV와 친환경차 중심의 제품 전략이 고환율 환경 속에서 실적 방어에 효과를 냈다”고 평가했다.
‘관세 폭탄’ 변수에 시선 쏠려

이번 실적에서 가장 민감한 변수는 미국이 지난 3일부터 시행한 외국산 자동차에 대한 25% 관세다.
현대차와 기아는 이미 미국 시장에서 6개월 연속 판매 증가세를 이어오며 지난달에도 각각 8만7019대, 7만8540대를 판매해 3월 기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관세가 적용된 이후에도 이런 흐름을 지속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만약 관세 여파가 본격화된다면, 양사의 연간 영업이익이 작년의 절반 수준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비관적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에 두 회사는 미국 내 수입 재고를 우선 활용하고, 현지 생산 확대에 속도를 내며 대응에 나섰다.

실제로 현대차는 지난달 미국 조지아주에서 전기차 전용 공장인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를 준공하며 현지 생산 능력을 100만 대 수준까지 끌어올렸다.
현지 가격도 유지하겠다는 방침이다. 현대차·기아는 6월 2일까지 미국 내 주요 차량의 권장소비자가격(MSRP)을 동결하기로 했다.
미국 신차 재고 일수는 현대차가 124일, 기아는 79일로, 단기적으로는 관세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재고 여력이 충분한 상황이다.
김귀연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 현지 생산 확대와 GM과의 협력을 통한 공급망 효율화, 환율 방어 전략이 향후 실적 방어에 주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