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가 망하던 말던”… 현대차 노조 3조 성과급 요구, 1인당 4천만원 ‘전례 없는 규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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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 노사가 2026년 임금협상 테이블에 마주 앉았다. 지난 6일 울산공장에서 열린 상견례를 시작으로 올해 교섭의 막이 올랐지만, 노조가 내민 요구안의 규모가 전례 없는 수준이어서 업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단순한 기본급 인상을 넘어 수조 원대 현금 보상, 고용 안정 보장, 정년 연장까지 한 데 얽힌 복합 패키지가 등장했다.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현대차의 과실을 나누려는 노조와, 지속 가능한 재정 운영을 고민하는 사측 간의 간극은 어느 해보다 크다는 평가다.

3조 원대 성과급, 숫자의 충격

이번 협상에서 가장 큰 파장을 일으킨 요구는 단연 순이익 30% 성과급 배분이다. 2025년 현대자동차의 당기순이익은 10조 3,648억 원으로, 이 중 30%를 성과급으로 지급할 경우 그 규모는 약 3조 1,094억 원에 달한다.

현대차 임단협 상견례 장면
현대차 임단협 상견례 장면 / 뉴스1

이를 국내 직원 약 7만 명 기준으로 환산하면 1인당 4,000만 원대 성과급을 일시에 지급하라는 의미다. 여기에 월 기본급 14만 9,600원 인상, 상여금 750%에서 800%로의 상향 조정까지 더해지면 사측이 부담해야 할 인건비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AI 시대, ‘고용 생존권’이 협상 전면에

과거 임협의 핵심이 기본급이나 성과급 인상에 집중됐다면, 올해 교섭에서는 인공지능(AI)과 스마트팩토리 로봇 도입에 따른 고용 안정이 협상의 한 축으로 자리 잡았다. AI·자동화 설비가 현장 인력을 대체하더라도 기존 고용을 축소하거나 노동 강도를 높이지 말라는 강력한 경고가 요구안에 반영된 것이다.

이와 함께 특근·잔업 변동에 흔들림 없이 소득을 보장받는 완전 월급제 시행과, 국민연금 수급 시기와 연동한 최장 65세 정년 연장도 테이블에 올랐다. 시급제 구조에서 자동화로 인한 근무 시간 감소가 곧 소득 감소로 직결된다는 현장 노동자들의 불안이 제도적 요구로 구체화된 셈이다.

성과분배 협상 대치 장면
성과분배 협상 대치 장면 / 뉴스1

업계 전반으로 번지는 이익 배분 압력

이 같은 흐름은 현대차만의 이슈가 아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조도 임금 14.3% 인상, 1인당 3,000만 원 격려금, 영업이익 20% 성과급 배분을 동시에 요구하며 창사 이후 첫 파업을 단행했다. 사측이 임금 6.2% 인상안만 제시한 것과 비교하면, 노조와 회사 간의 입장 차이가 산업 전반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고 있음을 보여준다.

현대차 임협의 결과는 기아·르노코리아 등 완성차 업계 전반의 임금 협상에 벤치마크로 작용하는 것은 물론, 수만 개 협력 부품업체까지 연쇄 인상 압력을 파급시킬 수 있다. 인건비 상승이 결국 완성차 가격 인상 압력으로 이어질 경우, 한국 자동차의 글로벌 가격 경쟁력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노사관계 전문가들은 막대한 현금 지출과 유연근무 축소라는 이중 딜레마에 빠진 사측과, 사상 최대 실적의 과실을 공유하려는 노조 간의 협상 간극이 커 작년에 이어 올해도 파업 진통이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현대차 임협은 단순한 노사 문제를 넘어 AI 전환기의 제조업 고용 구조와 이익 배분 방식을 둘러싼 시대적 논쟁의 시험대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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