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톤 트럭 시장마저 흔들
재고 쌓이자 라인 멈춰세운 현대차
전기 특장차로 돌파구 노린다

현대차가 자사의 대표 소형 트럭 ‘포터’의 생산라인을 2주간 멈추기로 했다. 판매 둔화와 설비 공사가 겹친 영향이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같은 시기 현대차는 포터의 신형 전기 특장차를 출시했다.
이 조합은 언뜻 모순처럼 보인다. 하지만 그 이면엔 현대차의 속 깊은 ‘온도 조절’ 전략이 숨어 있다.
판매 감소와 재고 부담…생산라인에 브레이크

현대차는 오는 6월 19일부터 7월 2일까지 울산4공장 2라인을 휴업하기로 결정했다. 앞서 16일부터 18일까지는 생산 속도도 줄여 시간당 생산량을 기존 28.5대에서 19.5대로 낮추는 방식을 계획했다.
이 라인에선 내연기관 모델은 물론 전기 포터도 생산된다. 하지만 수요 감소가 심화되면서 재고가 쌓였고, 결국 브레이크를 밟게 된 것이다.
실제 포터의 국내 판매량은 1~5월 기준 2만 4,027대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26.6% 줄었으며, 이는 자영업자 수 감소와 경기 위축이 직접적인 원인으로 지목된다.
현대차는 이 같은 상황을 고려해 “수요 회복 흐름을 지켜보며 유연하게 대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기차 생산은 중단, 그런데 신차 출시?

포터 전기차(EV) 생산도 포함된 라인을 일시 멈추는 가운데, 현대차는 새로운 포터 II 일렉트릭 특장차를 발표했다. 타이밍만 보면 “지금이 신형 EV를 내놓을 때인가?”라는 의문이 생길 수 있다.
하지만 들여다보면 이 결정은 ‘타이밍 미스’가 아니라, 전략 조정의 일환이다. 전체 생산은 조절하되, 그 안에서 특화 수요가 살아 있는 모델은 끌어올린다는 것이 현대차의 해법이다.
이번에 공개된 2025 포터 II 일렉트릭 특장차는 윙바디, 파워게이트, 하이내장탑차 등 상업용 특수 운송 목적에 최적화된 모델로, 개인 고객 중심의 EV 수요가 정체된 상황에서도 B2B 화물 시장의 니즈는 여전히 유효하다는 판단이 깔렸다.
또한 현대차는 “생산 설비 개편을 위한 공사도 병행되고 있어 일시적인 조정”이라고 밝혀, 신모델 대응 생산 전환까지 염두에 둔 포석으로도 해석되고 있다.
기능·디자인·서비스 모두 강화한 EV 특장차

2025 포터 II 일렉트릭 특장차는 실용성과 고급스러움을 동시에 강화했다. 신형 모델엔 전동식 윙바디가 추가돼 적재함이 250mm 길어졌고, 리모컨 조작이 가능해졌다.
배터리 충전도 더 빨라졌다. 10%에서 80%까지 걸리는 급속 충전 시간은 기존 47분에서 32분으로 줄었고, 에너지 밀도가 높은 신규 배터리 셀을 도입해 실사용 효율도 높였다.
지상고를 10mm 높이고 충전구에 LED 조명을 추가하는 등 운전자의 실제 운행 편의성도 고려했으며, 충돌 안전성 강화를 위한 신형 범퍼와 스텝, 후방 보조제동등도 적용됐다.
게다가 현대차는 충전 크레딧, 화재 안심 프로그램, 연 1회 점검 등 EV 고객 대상 사후 관리 패키지도 그대로 유지한다.
전면 재정비 후, 특장차 중심의 새로운 국면?

현대차는 이번 공장 중단을 단순한 ‘감산’이 아니라, 특장차 중심의 전기 포터 생산 확대를 위한 리빌딩 기회로 삼을 가능성도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신형 포터 II 전기 특장차는 실용성과 안전성을 강화한 모델로, 고객들의 비즈니스 확장에 기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현대차는 포터 라인의 ‘잠시 멈춤’을 통해 더 정교한 방향 전환과 새로운 고객 타깃을 겨냥하는 승부수를 던진 것으로 보인다.
일반 포터에서 특장 전기차로의 진화까지, 이제 남은 건 시장과 소비자의 선택이다.
디젤차 재출시 고개님들 요구가 안보이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