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차 시장에서 이례적 현상
기아 쏘렌토 1위 차지
현대차 그랜저 6위로 급락

지난달 국산차 판매시장에서 이례적인 현상이 관측됐다. 기아 쏘렌토가 8,388대 판매로 1위를 차지하며, 2위 스포티지(6,015대), 3위 카니발(5,278대)까지 기아 RV 모델이 상위 3개 순위를 모두 석권했다.
1월 총 국산차 판매량 97,623대 중 기아가 42,994대(44%)로 현대차 39,768대(40.7%)를 제치고 브랜드 1위를 기록했다.
특히 주목할 점은 30년 넘게 국내 베스트셀러 자리를 지켜온 현대차 그랜저의 급락이다. 그랜저는 1월 5,016대 판매로 6위에 그쳤는데, 이는 전월 대비 56.8% 급감한 수치다.
12월 1만대 이상 판매되던 그랜저가 아반떼(5,244대)와 쏘나타(5,143대)에도 밀린 것은 세단 중심 시장에서 SUV 중심으로의 구조적 전환을 시사한다.
기아 RV 트리오, 하이브리드로 시장 장악

1위 쏘렌토의 세부 판매량을 분석하면 하이브리드 모델이 6,606대로 전체의 78.8%를 차지했다. 2위 스포티지 역시 하이브리드 비중이 37.4%(2,250대)에 달하며, 3위 카니발은 하이브리드가 79.1%(4,179대)를 기록했다.
기아가 상위권을 독점한 배경에는 다양한 파워트레인 선택지와 우수한 연비 효율성이 자리잡고 있다.
현대차 팰리세이드(4,994대, 7위) 역시 하이브리드가 3,369대로 67.4%를 차지하며 전동화 트렌드를 입증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2026년 1분기 친환경차 판매 비중이 45%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국내 소비자들도 하이브리드 모델을 실질적인 대안으로 선택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그랜저 급락, 세단 시장 재편의 신호탄

그랜저의 1월 판매량 급락은 단순한 월간 변동이 아닌 세단 세그먼트 전체의 위축을 반영한다.
12월 연말 수요 집중 후 정상화된 수치임을 감안하더라도, 과거 월평균 8,000~9,000대 수준을 유지하던 그랜저가 5,000대 선으로 내려앉은 것은 이례적이다.
1월 판매량에서 일반 모델 2,448대, 하이브리드 2,568대로 양 파워트레인이 비슷한 비중을 보였으나, 전체 판매량 자체가 위축됐다.
업계에서는 SUV의 실용성과 프리미엄 세단으로의 양극화 현상이 중형 세단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실제로 제네시스가 8,671대(8.9%)를 판매하며 프리미엄 세그먼트 수요를 흡수한 반면, 그랜저는 중간 지대에서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현대차가 CES 2026에서 로봇·AI 기술과 미래 모빌리티 전략을 발표하며 세단 중심 포트폴리오를 재편하고 있는 점도 이러한 시장 변화를 반영한다.
하이브리드 중심 시장, 2026년 본격화 전망

1월 판매 데이터는 국내 시장이 본격적인 전동화 시대로 진입했음을 보여준다. 상위 10개 모델 중 쏘렌토, 스포티지, 카니발, 팰리세이드, 투싼 등 주요 RV 모델 전체에서 하이브리드가 50% 이상 비중을 차지했다.
세단에서도 쏘나타가 하이브리드와 택시 모델을 합쳐 2,377대를 판매하며 일반 모델(2,766대)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테슬라를 제외한 상위 10개 완성차 기업의 친환경차 부문이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현대차와 기아의 하이브리드 라인업 강화는 시의적절한 전략으로 평가된다.
특히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정부 보조금과 인프라 투자가 확대되면서, 국내 제조사들의 전동화 모델 경쟁력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판매 데이터는 ‘그랜저 시대’의 종언과 ‘RV·하이브리드 시대’의 본격 개막을 상징한다. 기아가 쏘렌토를 중심으로 다양한 RV 라인업으로 시장을 주도하는 가운데, 세단 중심 판매 구조는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향후 전동화 모델의 가격 경쟁력과 충전 인프라 확충 여부가 시장 판도를 좌우할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