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리드 사려던 아빠들 ‘멈칫'”… 보조금 합치니 가격 ‘역전’, 고민 깊어지는 소비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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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값이면 전기차?”
보조금 합치니 가격 ‘역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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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자동차 시장의 판도가 빠르게 뒤집히고 있다. 지난 2월 전기차 신규 등록 대수가 3만5766대를 기록하며 하이브리드(2만9112대)를 앞질렀다. 월간 기준으로 전기차가 하이브리드 판매를 추월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불과 2025년 한 해 동안 하이브리드(45만2714대)가 전기차(22만897대)보다 2배 이상 팔렸던 시장이, 불과 수개월 만에 완전히 다른 그림을 그리고 있다.

이 역전극의 배경에는 단순한 보조금 확대 이상의 구조적 변화가 자리한다. 보조금과 제조사 할인이 맞물리면서 일부 전기차의 실구매가가 동급 하이브리드와 사실상 같아지거나 낮아지는 ‘가격 역전’이 현실화됐다.

여기에 중동 지정학적 긴장으로 국제 유가 상승 우려까지 겹치면서 연료비 절감을 노린 소비자들이 전기차 구매를 서두르는 흐름이 가속화하고 있다.

같은 차급 안에서 벌어진 직접 승부

기아, 준중형 전기 SUV EV5 디자인 공개…"혁신·실용성 조화" | 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이번 판매 역전에서 가장 주목할 대목은 브랜드 간 경쟁이 아니라, 같은 브랜드·같은 세그먼트 안에서 전기차가 하이브리드를 직접 잠식하고 있다는 점이다.

기아의 준중형 SUV 세그먼트가 대표적이다. 스포티지 하이브리드는 2월 1301대 판매에 그치며 전년 동월(2343대) 대비 44.5% 급감했다. 반면 같은 기아 브랜드의 전기 SUV EV5는 2524대가 팔리며 스포티지 하이브리드를 완전히 앞질렀다.

현대차도 마찬가지 흐름을 보였다. 싼타페 하이브리드와 투싼 하이브리드는 2월 각각 2186대, 1303대를 기록하며 전년 대비 44%, 45.4% 줄었다.

시승기] '스포티지 전기차' 기대 충족하나…공간감 만족스러운 EV5 | 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반면 아이오닉5는 전년 대비 120% 증가한 3227대를 기록했다. 대형 SUV 시장에서도 아이오닉9이 1751대를 판매하며 전월(224대) 대비 681.7% 폭증했다.

PBV(목적기반차량) 모델 PV5 역시 3967대를 판매하며 카니발 하이브리드(2981대)를 앞섰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이제는 브랜드 간 경쟁이 아니라 같은 차급 내 하이브리드와 전기차 간의 직접 경쟁이 본격화되는 단계에 들어섰다”고 진단했다.

가격 역전이 소비자 선택을 바꿨다

가족 안전 지키는 첨단 기능 한가득…기아 패밀리 전기 SUV 'EV5' - 뉴스1
전기 SUV ‘EV5’ =뉴스1 /

이번 판매 역전의 핵심 동인은 가격이다. EV5와 스포티지 하이브리드의 실구매가가 보조금·제조사 할인 적용 후 3000만 원 후반에서 4000만 원 초반대로 수렴하면서, 소비자의 저울추가 유지비가 저렴한 전기차 쪽으로 기울었다.

연료비 절감이라는 실질적 이점이 충전 인프라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을 압도하기 시작한 것이다.

브랜드별로 보면 기아의 2월 전기차 판매량은 1만4488대로 전년 대비 210.5% 증가했다. 반면 기아 하이브리드는 18.2% 감소한 1만3269대에 그쳤다.

현대차 역시 전기차가 86.2% 증가한 9956대를 기록한 반면, 하이브리드는 19.1% 줄어든 1만458대로 격차가 빠르게 좁혀졌다. 연료별 판매 순위는 휘발유(4만8649대), 전기차(3만5766대), 하이브리드(2만9112대) 순으로, 전기차가 월간 기준 이례적으로 하이브리드를 앞질렀다.

2026년 2월의 판매 역전은 단순한 월간 통계의 이변이 아니다. 보조금·유가·가격 수렴이라는 세 가지 변수가 동시에 작용하면서 하이브리드를 ‘전기차 전환의 중간 단계’로 바라보던 시장의 인식 자체가 바뀌고 있다.

같은 차급 안에서 전기차와 하이브리드가 정면으로 맞붙는 새로운 경쟁 구도는 이제 국내 자동차 시장의 표준 풍경이 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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