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스는 영원하다” .. 안정환, 페라리부터 포르쉐 911 타르가까지, 그와 함께한 슈퍼카

댓글 0

안정환의 자동차들
불타버린 페라리부터 포르쉐 911 타르가까지
포르쉐
사진=뉴스1/페라리

슈퍼카의 문이 열리고, 낮고 날렵한 차체 위로 안정환이 내린다. 포르쉐 911 타르가. 누구보다 축구장 위에서 화려했지만, 이젠 도로 위에서도 시선을 끈다.

그가 단지 자동차를 좋아해서만은 아니다. 이토록 강렬하게 ‘차’를 사랑하게 된 데는, 20년 전 이탈리아에서의 한 장면이 있다.

2001년, 대한민국 축구 스타 안정환은 세리에 A 페루자에 입단하며 유럽 무대에 발을 디뎠다. 연봉 45만 달러, 주택과 차량 제공, 전담 통역까지, 모든 조건이 완벽했다. 하지만 훈련장에 나서자마자, 그는 고개를 들 수 없었다.

다른 선수들은 머리부터 발끝까지 명품으로 무장한 채 나타났고, 오직 트레이닝복 차림의 한국인은 안정환뿐이었다. 자존심이 끓어올랐다. ‘나라를 대표해 왔는데 주눅 들 수는 없지’—그렇게 시작된 명품 소비. 하지만 단순한 사치가 아니었다. 그에게는 분명한 목적이 있었다.

유럽의 많은 사람들이 한국을 경제적으로 열악한 나라, 심지어 북한과 비슷한 수준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그는 이를 바로잡고 싶었다. ‘한국도 충분히 잘 사는 나라’라는 걸 보여주기 위해, 명품으로 무장하고 당당히 훈련장에 들어섰다. 첫해 연봉 대부분은 그렇게 ‘자존심 비용’으로 사라졌다.

불타버린 페라리, 그리고 ‘상징이 된 자동차’

포르쉐
사진=페라리 550 마라넬로

안정환이 자동차를 단순한 이동 수단이 아닌, 자신을 표현하는 수단으로 여겼다는 건 꽤 유명한 이야기다. 페루자 진출 당시 그는 ‘페라리 550 마라넬로’를 구입했다. V12 엔진에 날렵한 디자인, 이탈리아의 도로에서 그보다 더 잘 어울리는 차가 있을까 싶었다.

그러나 이 자동차는 그의 인생에서 매우 상징적인 사건과 함께 사라졌다. 2002년 한일 월드컵, 안정환은 16강전에서 이탈리아를 상대로 결승골을 넣는다. 그날 밤, 분노한 페루자 시민들에 의해 그의 페라리는 전소됐다.

누구보다 이탈리아를 사랑했고, 그 무대에서 꿈을 펼치고 싶었던 그에게 이 사건은 큰 상처였다. 하지만 그는 조용히 다음 챕터로 넘어갔다.

포르쉐 911 타르가, 안정환의 ‘진짜 애마’

시간이 흘러 안정환은 다양한 자동차를 소유하게 됐다. 벤츠 S500, 고성능 SUV, 미니밴까지. 그러나 그가 가장 아끼는 차는 단연 ‘포르쉐 911 타르가’다.

포르쉐
사진=포르쉐 911

독특한 롤바 구조와 클래식한 곡선미가 조화를 이루는 이 차는, 그가 수차례 방송에서도 직접 언급한 ‘최애 차량’이다. 3.0리터 수평대향 6기통 엔진, 8단 듀얼 클러치, 최고출력 392마력에 0→100km/h 가속 4.4초. 말 그대로 ‘달리기 위해 태어난 차’다. 가격은 약 1억 7천만 원~2억 원.

이 차의 진짜 매력은 퍼포먼스보다, 그 안에 담긴 안정환의 감정일지 모른다. 명품으로 자존심을 지켜야 했던 시절은 지나갔고, 이제는 자신이 진정 좋아하는 것을 선택할 수 있는 위치에 왔다. ‘포르쉐를 타는 안정환’은 더 이상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한 이미지가 아니라, 오롯이 자신만의 취향이다.

지금까지 안정환이 구입한 차량은 대략 11억 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페라리 550 마라넬로, 벤츠 S500, 포르쉐 911 타르가를 비롯해 다양한 미니밴과 SUV들까지. 차량 리스트만 보면 웬만한 자동차 수집가 못지않다.

그의 차 선택에는 일관된 철학이 있다. 단순한 화려함이 아닌, 그 시대의 자신을 대변하는 ‘이야기’를 품고 있는 자동차들.
그런 면에서 그의 자동차는 늘 그와 함께 달려왔고, 지금도 여전히 도로 위 어딘가에서 조용히 그의 삶을 반영하고 있다.

0
공유

Copyright ⓒ 리포테라.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