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5월 5일, 필리핀 타클로반에서 굉음과 함께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이 날아올랐다. 600km 떨어진 루손섬 포트 막사이사이의 표적은 정확히 파괴됐다. 이 한 발이 동북아시아 안보 지형을 뒤흔들고 있다.
실사격의 주인공은 미 육군의 ‘타이폰(Typhon)’ 지상 중거리 순항미사일 체계다. 2019년 INF 조약 폐기 이후 개발된 이 무기는 2024년 필리핀에 첫 배치됐고, 이번 훈련으로 실전 타격 능력을 공식 입증했다.
트럭에서 날아가는 1,600km 정밀 타격
타이폰의 핵심은 발상의 전환이다. 기존에는 수조 원대 구축함이나 잠수함에서만 운용하던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을 이동식 트럭과 컨테이너 발사대에서 쏠 수 있도록 개조한 체계다. 최대 사거리 1,600km에 달하며, SM-6 다목적 미사일도 병행 운용해 방어와 공격을 동시에 수행한다.
미군은 이 무기의 정밀도에 대해 “먼 거리에서 특정 창문을 노리면 정확히 그 창문을 맞추는 수준”이라 자평한다. 위장과 이동이 자유로운 지상 발사대의 특성상, 적 정찰위성이나 드론 감시망을 피한 기습 타격이 가능하다는 점이 더욱 치명적이다.
한반도 배치 시 베이징까지 타격권 진입
타이폰이 주한미군 기지로 북상할 경우, 1,600km 사거리는 북한 전역의 핵심 지휘부와 지하 벙커는 물론 중국 베이징(약 1,200~1,350km)과 산둥반도 주요 해군·공군 기지까지 즉각적인 타격권에 넣는다. 사드가 레이더 기반의 방어 체계였다면, 타이폰은 적 본토를 직접 타격하는 순수한 공격 수단이다.
2017년 사드 배치 당시 중국은 3년 넘는 한한령이라는 경제적 보복으로 응수했다. 하지만 공격형 무기인 타이폰이 한반도에 들어올 경우, 중국이 느낄 실존적 위협의 강도와 보복의 파장은 사드와 비교 자체가 불가능한 수준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억제력이냐, 최일선 미사일 기지냐
한국의 선택지는 단순하지 않다. 타이폰 배치는 북한의 기습 도발을 원천 봉쇄하는 가장 강력한 억제 수단을 확보한다는 점에서 분명한 안보 이득이다. 하지만 동시에 유사시 미군이 중국 본토를 직접 타격할 수 있는 전방 미사일 기지 역할을 한국이 떠안는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중국의 강경 보복을 감수하고 철통 억제망을 선택할 것인가, 아니면 강대국 경쟁의 최일선 전초기지 전락을 거부할 것인가. 타이폰의 필리핀 실사격 성공은 이 딜레마의 카운트다운이 이미 시작됐음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