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핵화 사실상 실패했다”…빅터 차 ‘차가운 평화’ 제안, 북핵 조건부 인정론 ‘급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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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본토 타격용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에 탑재할 전략핵을 따로 빼놓고도, 한반도 향해 수백 발의 전술핵을 마음껏 분산 배치할 수 있는 나라. 이 섬뜩한 시나리오가 북한의 2035년 모습으로 현실화될 수 있다는 경고가 잇따르고 있다.

북한 전술핵 공개 장면
북한 전술핵 공개 장면 / 연합뉴스

국내외 군사안보 연구기관들의 분석을 종합하면, 북한이 현재의 핵물질 생산 고도화 추세를 유지할 경우 오는 2035년 무렵 핵탄두를 최대 290발 수준까지 확보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미국 CSIS의 빅터 차 한국석좌는 현재 북한의 핵탄두 보유량을 약 50발, 플루토늄과 고농축 우라늄 비축량은 40~50개 분량의 핵폭탄 추가 생산이 가능한 규모로 추산한다.

핵탄두 수량 전망 그래픽
핵탄두 수량 전망 그래픽 / 연합뉴스

북한이 이미 약 20종의 다양한 운반체계 개발을 완료했다는 점에서, 이 위협은 단순한 숫자 게임이 아니다. 지난 4월에는 KN-23 단거리 탄도미사일에 집속탄을 탑재해 240km 거리의 표적을 정밀 타격하는 실전 시연까지 마쳤다.

새 핵탄두 공개 포스터
새 핵탄두 공개 포스터 / 뉴스1

프랑스와 어깨를 나란히…전략적 임계점의 의미

290발이라는 숫자는 단순한 수량 증가가 아니라, 북한이 국제 핵질서의 새로운 층위로 진입하는 전략적 임계점이다. 현재 전 세계 핵보유국 순위는 미국·러시아가 수천 발 단위로 압도적 1·2위를 차지하고, 중국이 수백 발로 3위, 프랑스가 약 290발, 영국이 약 225발 수준을 유지한다.

핵물질 생산 확대 제시
핵물질 생산 확대 제시 / 뉴스1

북한이 2035년 290발을 달성하면 수량 기준으로 프랑스와 동급, 혹은 그 이상의 세계 5위권 핵보유국 반열에 오르게 된다. 물론 프랑스와 영국은 전략원잠(SSBN) 기반의 안정적 2차 핵 보복 능력을 갖춰 지휘통제망과 생존성 측면에서 북한과 단순 비교하기 어렵다. 그러나 북한의 핵 투사 범위가 한반도와 일본 열도, 주한미군 기지로 집중된다는 지정학적 특성을 고려하면, 290발이라는 물량은 역내 군사 균형을 완전히 붕괴시키기에 충분한 위협이다.

3축 체계, 수학이 무너진다

북한 핵탄두 급증이 가장 직접적으로 타격하는 것은 한국군 방어 교리의 핵심인 3축 체계다. 킬체인, 한국형 미사일방어(KAMD), 대량응징보복(KMPR)으로 구성된 이 체계는 현재 북한 핵탄두가 50발 안팎인 수준에서는 정찰 자산을 통해 핵심 발사대를 탐지하고 선제타격과 다층 요격으로 생존 표적을 최소화한다는 방어 개념이 수학적으로 어느 정도 성립한다.

그러나 290발로 증가하면 북한은 ICBM용 전략핵을 별도로 확보한 채, 기차·터널·이동식 발사대(TEL)·지하시설 수백 곳에 전술핵을 분산 배치할 수 있다. 이 수백 개의 표적을 한국군 킬체인으로 동시에 100% 제거하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에 가깝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진단이다.

제한적 핵 사용이 현실 옵션이 되는 세계

더 심각한 문제는 질적 변화다. 현재 북한은 서울과 같은 대도시 전면 파괴라는 극단적 협박에 의존하지만, 290발 시대에는 군산 공군기지, 평택 미군기지, 부산항 같은 핵심 군사 거점만을 골라 제한적으로 전술핵을 사용할 수 있는 ‘실전 운용 카드’를 손에 쥐게 된다. 빅터 차는 이미 비핵화 전략의 실질적 실패를 인정하며 북한 핵보유를 조건부로 인정하는 ‘차가운 평화’ 관리 모델을 제안한 바 있다.

재래식 무기 중심의 3축 체계가 폭증하는 핵 표적 앞에서 한계에 부딪힐 것이라는 우려가 깊어지는 가운데, 미국의 확장억제를 넘어 한국의 독자적 핵무장이나 전술핵 재배치 같은 극단적 억제력 확보 방안을 진지하게 검토해야 할 시점이 앞당겨지고 있다는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2035년은 멀지 않다. 한국 안보의 근본 패러다임을 다시 써야 할 시간이 빠르게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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