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 호불호 속에서도 존재감은 여전
하이브리드 세단의 정수, 기술력은 건재
겉보다 속, 캠리의 매력은 달리는 순간

“왜 자꾸 못생긴 차만 내놓는 걸까.”
캠리의 디자인을 두고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날 선 평가가 오간다. 하지만 실체를 들여다보면, 단순히 ‘외모’만으로 이 차를 판단하기엔 무리가 있다. 2026년형 캠리는 ‘보는 차’가 아니라 ‘타는 차’로서의 강점을 진하게 드러낸다.
토요타는 2025년 5월 1일, 미국 텍사스 플레이노에서 2026년형 캠리 나이트셰이드 에디션을 포함한 새로운 라인업을 공개했다.
겉으로는 블랙 메탈릭 포인트와 19인치 휠로 스포티한 인상을 강조했지만, 이 모델의 진짜 매력은 효율성, 안전성, 그리고 승차감이라는 ‘보이지 않는 영역’에 숨어 있었다.
눈보다 몸이 먼저 반응하는 차

하이브리드 차량이라 하면 연비만을 생각하기 쉽지만 캠리는 그것을 넘어섰다. 5세대 토요타 하이브리드 시스템(THS 5)과 2.5리터 4기통 엔진을 결합해 전륜구동 모델 기준 225마력, 사륜구동은 232마력을 발휘한다.
연비는 LE 모델 FWD(전륜구동) 기준 약 21km/l로 매우 뛰어난 수치를 자랑한다.
토요타는 전기모터와 엔진의 회전 속도를 자연스럽게 동기화시키기 위해 THS 5 시스템을를 섬세하게 조율했다. 이 시스템은 주행 조건에 따라 정밀한 전후 토크 분배를 제공해, 엔진 회전이 과도하게 치솟는 것을 억제하고, 속도를 높이더라도 부드러운 주행을 가능하게 한 것이다.
운전자의 페달 입력에 따라 최적의 기어비를 찾는 전자식 무단변속기(eCVT)도 인상적이다. 이는 단순한 기술이 아닌, 운전의 감각과 직결되는 섬세한 배려다.
“이런 승차감은 처음이에요”

2025년형 캠리를 몰고 있다는 한 운전자는 “색상도 맘에 들지만, 운전하는 재미가 쏠쏠하고 연비도 만족스럽다”했고, 또 다른 운전자는 “이전보다 더욱 부드러워진 승차감 덕분에 매일 운전이 즐겁다”고 말했다.
이번 9세대 캠리는 승차감을 대폭 개선했다. 맥퍼슨 스트럿 프론트 서스펜션과 멀티링크 리어 서스펜션은 기본, SE 및 나이트셰이드, XSE 트림은 스포츠 튜닝 서스펜션까지 탑재했다. 스티어링 휠과 쇼크 업소버도 튜닝되어 민첩하면서 안정감 있는 주행이 가능하다.
내부 역시 차별화되었다. 퍼포레이션 가죽 시트, 열선 기능, 전동 시트 조절 등 디테일한 편의 기능이 더해져 고급스러움을 강화했고, 특히 소음을 줄이기 위해 전면 유리에 음향 적층 방식을 도입한 점은 운전 중 피로도를 현저히 낮춰준다.
안전, 커넥티비티 그리고 디지털

눈에 보이지 않는 또 하나의 경쟁력은 안전 시스템 TSS 3.0이 전 트림에 적용되며, 보행자 감지, 차선 유지, 자동 브레이크 등 능동형 안전 기능이 강화됐다. 여기에 교통 체증 지원, 파노라마 뷰 모니터, 전후방 자동 제동 등 프리미엄 기능은 XLE 및 XSE 트림에서만 제공된다.
또한, 디지털 키 기능을 지원하는 리모트 커넥트 시스템, OTA 업데이트가 가능한 멀티미디어 플랫폼, 그리고 “Hey Toyota”로 작동되는 인공지능 음성 어시스턴트까지 탑재되어 운전자는 말 그대로 ‘스마트한 드라이브’를 즐길 수 있다.
여기에 캠리는 총 5개의 USB 포트, Qi 무선 충전, JBL 프리미엄 사운드 시스템까지 갖춰 편의성과 엔터테인먼트를 동시에 잡은 셈이다.
2026년형 캠리는 단순히 ‘잘 빠진 차’로 제대로 겉모습만 보고 판단하기엔 안에 숨은 기술과 정성이 너무 많이 들어간 ‘다듬어진 차’다. 이제 5개의 트림을 갖춘 캠리는 더 넓어진 선택지로 다양한 운전자의 취향을 만족시킬 준비를 마쳤다. 차세대를 겨냥한 변화의 신호탄을 쏘아올리며, 다시 한번 시장의 이목을 집중시킬 전망이다.

한편, 토요타는 bZ 시리즈를 앞세워 전기차 라인업 확대에 속도를 내며 중국 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이번에 공개된 신차 bZ7은 광저우자동차그룹(GAC)과 공동 개발한 모델로, 1년 내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협업을 넘어서는 움직임이다. 기술 개발부터 플랫폼, 디자인, 양산까지 전 과정을 중국 현지에서 진행하는 ‘중국 중심’ 전략이 본격화된 것이다. 더 이상 글로벌 본사의 기술을 옮겨오는 방식이 아닌, 중국에서 태어나 중국인을 위한 토요타가 새로운 기준이 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중국 중심’ 전략이 모두에게 환영받는 것은 아니다. 일부 소비자들은 ‘중국산 토요타’에 대해 품질과 내구성에 대한 의구심을 품고 있으며, 특히 토요타가 오랜 시간 쌓아온 신뢰와 기대치가 높았던 만큼, ‘현지 생산’이라는 단어가 오히려 불안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또한, 글로벌 본사의 기술이 빠진 대신 현지 개발이 강화됐다는 점에서 ‘진짜 토요타인가’에 대한 정체성 논란도 피할 수 없다. 전략은 진화했지만, 흔들린 소비자 신뢰를 회복하는 것은 토요타가 넘어야 할 또 다른 숙제로 남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