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세단부터 대형 SUV까지
AI 기반 자율주행 시스템도 탑재
“중국에서, 중국을 위해” 본격 시동

“글로벌이 아닌, 중국을 위한 전략”
폭스바겐이 3종의 콘셉트카를 공개하며 자사 전략을 전면 수정해, 현지 소비자에 최적화된 제품 개발로 중국 시장 탈환에 나섰다.
중국 전기차 시장의 빠른 변화는 글로벌 완성차 브랜드에 거대한 숙제를 안겼다.
폭스바겐은 이제 그 해답을 ‘중국에서, 중국을 위한(In China, for China)’이라는 슬로건에 담았다.
콘셉트카 3종, 전략의 실체를 드러내다

지난 4월 24일, 폭스바겐은 상하이모터쇼에서 ‘ID. 아우라’, ‘ID. 에라’, ‘ID. 에보’라는 이름의 콘셉트카 3종을 공개했다. 이 차량들은 단순한 쇼카가 아니라, 폭스바겐의 미래를 가늠할 수 있는 방향타였다.
특히 ‘ID. 아우라’는 중국 시장을 위해 새롭게 설계한 CMP 플랫폼 기반 첫 모델이다. AI를 기반으로 한 자율주행 시스템을 통해 자연스러운 운전 스타일을 구현했고, 세련된 디자인과 직관적인 UI를 강조했다.
‘ID. 에라’는 레인지 익스텐더 기술이 도입된 3열 대형 SUV다. 전기 모드만으로도 300km를 주행할 수 있으며, 내연기관 발전기를 활용해 총 1,000km 이상 주행이 가능하다.
젊은 감성을 겨냥한 ‘ID. 에보’는 폭스바겐 최초의 800V 플랫폼 대형 SUV다. 빠른 OTA 업데이트와 고성능 디지털 서비스로 차세대 소비자와 연결될 준비를 마쳤다.
3년 내 30종 신차…기술력 총동원

폭스바겐은 2027년까지 중국 시장에 30종 이상의 신차를 내놓는다고 발표했다. 이 중 20종 이상은 배터리 전기차(BEV),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EREV) 등 신에너지차로 구성된다.
토마스 셰퍼 폭스바겐 브랜드 CEO는 이번 전략을 “중국 시장에서의 가시적인 성과”라고 평가하며, “중국 수입차 브랜드 중 1위를 지키기 위한 준비를 마쳤다”고 말했다.
슈테판 메카 중국법인 CEO 역시 “중국 고객의 빠른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기술 혁신이 핵심”이라며, 향후 3년간 신에너지차 20종 이상을 선보일 계획임을 재차 강조했다.
폭스바겐은 허페이에 신설한 개발 센터를 통해 신차 개발 기간을 34개월 이내로 단축하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이 센터에는 3,000명 이상의 연구개발 인력이 투입돼 중국 맞춤형 모델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디자인·자율주행 기술도 중국 맞춤

폭스바겐은 단지 파워트레인이나 플랫폼뿐 아니라, 디자인과 기술 면에서도 중국화를 철저히 꾀하고 있다. 공개된 콘셉트카들은 각기 다른 디자인 언어를 가졌지만, 모두 폭스바겐 특유의 정체성을 유지하고 있다.
폭스바겐 디자인 총괄 안드레아스 민트는 “지난해 공개한 ID. 코드가 출발점이었다”며, “이를 기반으로 각 합작사 특성에 맞춘 디자인 조정이 이뤄졌다”고 밝혔다.
자율주행 기술에서는 3종의 콘셉트카는가 두 AI 기반 주행 보조 시스템을 탑재했으며, 내년부터는 운전자 감독 하에 자율 추월, 조향, 도로 합류 기능을 제공하는 레벨 2++ 기능이 실제 차량에 적용될 예정이다.

또한, 중국 기업 샤오펑과의 협업도 이번 성과에 일조했다. 일부 소비자들은 “폭스바겐이 샤오펑과 손잡고 기술 투자를 늘리기 시작한 것이 지난해인데, 벌써 성과가 나오기 시작한 듯하다”며 반응을 보였다.
폭스바겐은 단지 새로운 전기차를 만든 것이 아닌 중국 전기차 시장이라는 복잡하고 경쟁적인 환경에 맞춰 기업 전략 전체를 새롭게 디자인하고 있다.
이 전략이 글로벌 브랜드가 다시 중국에서 존재감을 회복하는 신호탄이 될 수 있을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