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쿠팡을 사실상 지배하면서도 5년간 공정거래 규제를 피해온 김범석 쿠팡 Inc 의장이 이번엔 ‘총수’ 지위를 피하지 못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공정거래위원회가 5월 1일 법정 시한을 앞두고 동일인 변경 여부에 대한 막바지 검토에 돌입했다.
공정위는 2021년 쿠팡을 처음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지정할 당시 김 의장이 쿠팡 Inc를 사실상 지배하고 있다고 판단하면서도, 외국인을 동일인으로 규제할 경우 집행 가능성과 실효성에 문제가 있다는 이유로 쿠팡 법인을 동일인으로 지정했다.
이후 2024년에는 신설된 공정거래법 시행령 규정을 적용해 쿠팡이 예외 요건을 충족한다고 판단, 법인 지정을 유지했다.

핵심 쟁점은 김 의장의 친동생 김유석 부사장의 국내 계열사 경영 참여 여부다. 김 부사장은 2021년부터 4년간 쿠팡으로부터 140억원 규모의 보수와 인센티브를 받았으며, 2025년 한 해만 43만 달러의 보수와 7만4천401주의 양도제한 조건부 주식(RSU)을 수령했다.
쿠팡 측은 김 부사장이 쿠팡 Inc의 미등기 임원일 뿐 국내 계열사 임원이 아니므로 경영에 참여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공정위와 쿠팡 사이엔 자료 제출을 둘러싼 상당한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 쿠팡이 공정위 요구 자료 일부를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으며, 공정위는 이러한 행위가 공정거래법 위반인지도 함께 살펴보고 있다. 공정거래법상 자료 제출을 정당한 이유 없이 거부하거나 허위 자료를 제출하면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주병기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은 지난달 인터뷰에서 “친인척 일가의 지분 소유관계를 봐야 하고, 특수관계인의 경영 참여 여부도 봐야 한다”며 “우리가 자료를 충분히 수집했다고 본다”고 밝혔다. 특수관계인의 경영 참여가 확인되면 동일인을 자연인으로 지정할 수 있다는 입장도 분명히 했다.
동일인이 자연인으로 변경될 경우 김 의장과 그 친족 회사는 사익편취 규제 대상이 되며, 공시 의무도 새로 발생한다. 현재 쿠팡은 16개 계열회사와 공정자산총액 22조2천70억원 규모의 대형 기업집단으로, 규제 범위의 확대는 경영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장에서는 이번 판단이 단순한 쿠팡 사례를 넘어, 외국 국적 오너가 지배하는 국내 기업집단에 대한 규제 기준을 정립하는 선례로 작용할 것으로 본다. 공정위는 주병기 위원장 보고를 거쳐 이르면 다음 주 최종 결론을 낼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