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값도 안 되네”…1만원 점심에 홍콩인 ‘경악’, 서울이 ‘세일’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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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명동에서 1만 원짜리 점심 한 끼를 먹은 홍콩인 관광객이 환율 계산기를 꺼내 들었다. 홍콩달러로 환산하면 불과 53달러, 본국에서 커피 두 잔도 사기 힘든 돈이었다.

달러·파운드·싱가포르달러 쥔 관광객, 서울이 ‘세일 중’

원달러 환율이 1,470원대를 넘나드는 원화 약세 기조 속에서, 강세 통화를 보유한 관광객들의 한국 물가 체감은 극적으로 낮아지고 있다. 1파운드가 2,000원에 육박하는 영국 관광객에게 1만 원짜리 상품은 불과 5파운드, 1달러당 1,471원을 적용받는 미국인에게는 6.8달러에 불과하다.

물가 비교 플랫폼 넘베오(Numbeo)에 따르면 스위스의 외식 물가는 한국보다 200% 이상 높고, 싱가포르의 전반적인 생활비는 한국보다 약 49%, 식당 물가는 37%가량 비싸게 형성돼 있다. 싱가포르달러 기준으로 한국의 1만 원짜리 상품은 약 8.6달러로 환산돼, 이들에게 한국의 호텔·카페·의료미용 시술은 사실상 할인 행사 가격으로 체감된다.

명동 거리의 외국인 활기
명동 거리의 외국인 활기 / 뉴스1

엔저·위안화에 막힌 이웃 나라 관광객

반면 한국을 가장 많이 찾는 이웃 나라 관광객들의 사정은 정반대다. 100엔당 937원인 현재 환율을 기준으로 일본인이 한국에서 1만 원을 결제하면 무려 1,067엔이 빠져나간다. 과거 한국인이 엔저를 틈타 일본으로 ‘원정 쇼핑’을 떠났던 것과 정확히 역전된 구조로, 일본인 입장에서는 한국의 모든 소비 항목에 할증이 붙은 셈이다.

중국인 관광객도 사정이 녹록지 않다. 1위안당 216원인 환율 구조에서 한국의 1만 원은 약 46위안으로, 베이징 등 대도시 물가를 고려하더라도 결코 저렴하다고 느끼기 어려운 금액이다. 과거 ‘싹쓸이 쇼핑’의 대명사였던 요우커들이 지갑을 닫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관광 구조 재편…다변화냐, 불균형이냐

구매력지수(PLI) 기준으로 한국은 2019년 0.73에서 2024년 0.59까지 하락해 달러 대비 실질 물가 경쟁력이 크게 높아진 상태다. 실제로 경기 애기봉을 방문한 외국인 수는 2025년 1~3월 대비 2026년 같은 기간 87% 증가했고, 외국인 비중도 7.7%에서 20.5%로 확대되며 국적 다변화 추세도 뚜렷해지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현상이 단순한 관광 호황이 아닌 구조적 양극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한다. 강세 통화 관광객의 소비가 의료미용·럭셔리 숙박 등 고가 업종에 집중되는 반면, 기념품·일상용품 중심의 중소 상권은 중국·일본 관광객 이탈로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환율이 만들어낸 이 ‘가격 체감의 양극화’는 한국 관광산업의 수익 구조를 근본적으로 재편하는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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