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대통령이 다주택자와 비거주 고가주택 소유자를 부동산 정책 입안에서 배제하라고 지시한 가운데, 청와대는 다주택자 참모들에게 매각을 공개적으로 권고하지 않고 있다.
공개 지시보다 ‘자발적 매각’을 유도하는 이번 방식은 문재인 정부 시절의 부작용을 반면교사로 삼은 결과다.
청와대 참모 47명 중 10명이 다주택자
2025년 12월 31일 기준 청와대 비서관급 이상 참모 47명 중 10명(21.3%)이 다주택자다. 근린생활시설·오피스텔·주택 지분까지 포함하면 18명(38.3%)으로 늘어난다.
직급별로는 실장급 다주택자는 없고, 수석비서관 11명 중 2명, 비서관급 33명 중 8명이 다주택을 보유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2026년 1월 23일 소셜미디어를 통해 “5월 9일 종료되는 다주택자 양도세 면제 연장은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고 밝혔고, 2월 3일에는 부동산 투기로 불로소득을 얻으려는 다주택자를 강하게 비판했다.
문재인 정부 ‘직접 압박’의 부작용…반면교사 삼다

청와대가 공개 권고를 자제하는 핵심 배경은 문재인 정부 사례다. 당시 노영민 청와대 비서실장은 2019년 12월 수도권 내 2채 이상 보유 공직자에게 6개월 안에 1채를 제외한 나머지를 처분하라고 권고했다.
그러나 노 실장은 2020년 7월 5일 청주 아파트를 먼저 팔고 서울 반포 아파트를 남겨 ‘똘똘한 한 채’라는 비판을 받았고, 약 3주 뒤인 7월 24일 반포 아파트도 매각했다.
김조원 전 민정수석은 강남 아파트 2채를 처분하지 않은 채 민정수석직을 내려놓아 “강남 아파트가 권력보다 세다”는 비판이 나왔다.
이 과정에서 부동산 정책 신뢰도는 타격을 입었고, 정책 논의보다 참모진의 주택 처분 여부가 화제의 중심이 됐다.
자발적 매각 진행…과장급 확대도 검토

현 청와대는 공개 지시 대신 자발적 매각을 유도하는 전략을 택했다. 강유정 대변인은 경기 용인시 아파트를 처분해 1주택자로 전환했고, 조성주 인사수석도 세종시 복합건물을 처분해 1주택자가 됐다.
이성훈 국토교통비서관은 세종시·서울 강남구 도곡동·대치동 등 3주택을 모두 처분 중이다. 김현지 제1부속실장은 충북 청주시 아파트를, 김상호 춘추관장은 서울 강남구 다세대주택 6채를 각각 매물로 내놨다.
정부는 현재 국·실장급 고위공무원 배제에서 나아가 실무 책임자인 과장급까지 정책 입안 배제를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강제로 처분을 요구하는 것은 실효성이 떨어진다”며 “다주택 보유 자체가 손해라는 인식이 형성돼 자발적으로 매각이 이뤄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