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 매출 1,361억 원 규모의 중견 부품 기업이 미국의 핵융합 상용화 실증 프로젝트에 핵심 부품을 공급하며 글로벌 차세대 전력 인프라 시장에 발을 들여놨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납품이 후속 수주와 연계될 경우 기존 사업 규모를 단숨에 뒤흔들 수 있는 변곡점이 될 수 있다고 분석한다.
0.06초의 기술력…핵융합 장치의 심장을 뚫다
LS머트리얼즈는 2026년 4월 23일, 미국 에너지 기업이 추진하는 핵융합 상용화 실증 프로젝트에 대형 울트라캐패시터(UC) 모듈 1,000개 이상을 공급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해당 UC는 0.06초라는 극히 짧은 시간 안에 15MW급 고출력 전력을 방출하는 펄스 전력 제어 기술을 핵심 스펙으로 갖춘다.
핵융합 장치는 초기 점화와 자기장 구동 과정에서 찰나의 순간에 막대한 에너지를 안정적으로 공급해야 한다. 이 구간에서 전력이 불안정해지면 장치 전체의 성능과 반복 운전성이 심각하게 훼손되기 때문에, 고출력 펄스 전력 제어 부품에 대한 기술 검증 기준은 여타 산업용 부품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까다롭다.
업계에서는 이번 납품을 LS머트리얼즈가 글로벌 최상위 수준의 펄스 전력 제어 기술력을 공식적으로 인정받은 첫 레퍼런스로 평가한다.
고출력 UC 시장은 과점 구조로 알려져 있어, 실증 단계에서 신뢰할 수 있는 공급 이력을 확보하는 것이 후속 수주 경쟁에서 결정적인 진입 장벽 역할을 한다.

풍력·UPS에서 핵융합·AI 데이터센터로…포트폴리오의 질적 전환
LS머트리얼즈의 기존 사업 구조는 풍력 터빈과 무정전 전원장치(UPS)가 중심축이었다. 그러나 이번 핵융합 프로젝트 납품을 계기로 AI 데이터센터 전력 공급, 수소연료전지, 전력망 안정화 등 차세대 전력 인프라 전반으로 포트폴리오가 확장되는 구조적 전환이 가속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장에서 주목하는 것은 사업 영역의 단순한 다각화가 아니라, 진입 장벽이 압도적으로 높은 고부가 시장에서 먼저 레퍼런스를 확보했다는 점이다. 고출력 UC가 투입되는 굵직한 전력 인프라 프로젝트 1건당 공급 규모는 업계 추정 기준 약 100억 원 내외로 형성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수백억 잭팟 시나리오…낙관론과 변수 사이
증권가가 내다보는 2026년 LS머트리얼즈 UC 부문 단독 매출 전망치는 약 474억 원 수준이다. 시장에서는 이번 실증 납품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고 동일 고객사의 후속 증설이나 신규 상용화 프로젝트 수주로 연계될 경우, 100억 원 단위 발주 2~3건만 추가로 확보해도 UC 부문 연간 매출 전망치의 절반에 해당하는 200억~300억 원이 순증하는 구조가 만들어진다고 분석한다.
가장 낙관적인 시나리오에서는 핵융합 상용화 초기 단계의 주요 공급사 포지션을 굳히며 연 수백억 원대의 새로운 매출원을 확보하게 되는 셈이다. 다만 핵융합 기술의 완전 상용화까지는 기술적·시간적 변수가 여전히 존재하며, 미국 에너지 기업의 정체와 프로젝트 구체 일정이 공개되지 않아 실질적인 수주 연계 가능성에 대한 면밀한 검증이 필요하다는 시각도 시장 내에 공존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