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 최초의 ‘조만장자(Trillionaire)’ 타이틀은 불과 10여 일 만에 반납됐다. 포브스는 6월 23일(현지시간) 종가 기준 일론 머스크 테슬라·스페이스X CEO의 순자산을 9,620억 달러(약 1,485조 원)로 집계하며, 1조 달러 기준선을 밑돌았다고 24일 공식화했다.
스페이스X가 나스닥에 상장된 6월 12일, 머스크의 순자산은 약 1조1,000억 달러로 치솟으며 달러 기준 사상 최초로 1조 달러를 돌파했다. 이어 6월 16일에는 스페이스X 주가가 장중 40% 폭등해 225.64달러의 최고가를 찍으면서, 그의 자산도 1조4,500억 달러라는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스페이스X, ‘역대 최대 IPO’ 후 시총 6,000억 달러 증발
스페이스X IPO는 미국 증시 역사상 최대 규모로 평가받았다. 공모가 135달러, 공모 주식 수 약 5억5,560만 주로 약 750억 달러를 조달했으며, 상장 첫날 종가는 공모가 대비 19% 오른 161달러였다.
그러나 첫날의 화려함은 오래가지 않았다. 6월 16일 최고가 이후 주가는 빠르게 되돌림 구간에 진입했고, 6월 24일 기준 156달러선까지 밀려 최고가 대비 약 31% 급락했다.
머스크가 스페이스X 지분의 약 82%를 보유하고 있는 만큼, 주가 변동이 그의 순자산에 미치는 영향은 직접적이고 즉각적이다.
포브스의 ‘잣대’…1,160억 달러 제한 주식은 순자산 제외
스페이스X 주가 조정 외에도 테슬라 스톡옵션 관련 변수가 겹쳤다. 머스크는 2018년 부여받은 테슬라 스톡옵션을 최근 행사하는 과정에서 세금 및 관련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약 71억 달러 상당의 테슬라 주식을 처분했다.
더 결정적인 요인은 포브스의 산정 방식이었다. 이번 스톡옵션 행사로 머스크가 받게 될 약 1,160억 달러 상당의 테슬라 주식은, 2028년 1월까지 CEO 또는 개발·운영 담당 임원으로 재직해야만 수령할 수 있다는 조건이 붙어 있다. 포브스는 자체 원칙에 따라 이처럼 미래 고용 조건에 묶인 ‘조건부 미래 보상’을 순자산에 포함하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스페이스X 주가 조정과 테슬라 제한 주식 제외라는 두 가지 요인이 맞물리며, 머스크는 순자산 기준으로 다시 ‘억만장자’로 재분류됐다.
‘트릴리어네어’가 촉발한 양극화 논쟁
머스크가 조만장자 타이틀을 얻은 6월 12일, 뉴욕 JP모건 본사 앞에서는 이를 비판하는 시위가 열렸다.
시위대는 부유층에 유리한 금융 정책의 종식을 요구했으며, 머스크 개인보다는 초거대 자산가를 양산하는 금융 시스템 자체를 겨냥한 메시지를 강조했다. 달러 기준 1조 달러는 다수 국가의 연간 GDP를 단일 개인이 뛰어넘는 수치다.
한편 스페이스X는 6월 24일 동부시간 오후 2시 30분 기준 약 0.5% 반등해 156달러 안팎에서 거래되고 있다. 시장에서는 우주·AI 인프라 섹터의 장기 성장성과 극단적 변동성이라는 두 가지 시선이 여전히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고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