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도체 공장은 수도권에 지어야 한다는 수십 년간의 공식이 흔들리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호남·충청권에 전공정과 후공정을 모두 아우르는 초대형 클러스터를 조성하는 방안이 정부 주도로 급물살을 타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양사는 이달 말 청와대에서 열리는 민관 합동회의를 계기로 대규모 지방 투자 계획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7월 1일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출범에 맞춰 투자 계획이 공식화될 가능성이 크다.
김용범 대통령 정책실장은 이날 관훈토론에서 “반도체 수요 폭발로 예고된 설비 건설을 앞당겨야 하는 상황”이라며 “논의 마무리 단계가 다가오고 있다”고 밝혔다.
팹 1기에 150조…총 투자액 300조 웃돌 전망
업계에서는 최근 반도체 팹(공장) 1기 건설·설비 투자 비용이 약 150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양사가 전공정과 후공정을 동시에 구축하는 복합 클러스터를 조성할 경우, 총 투자액이 300조 원을 크게 웃돌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당초 업계에서는 막대한 인프라와 고급 인력이 필요한 전공정 팹의 지방 이전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삼성전자의 향후 3년간 영업이익 예상치가 1,500조 원에 달할 만큼 역대급 호황이 장기화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전·후공정을 망라한 신규 투자가 추진되는 것으로 풀이된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최근 “메모리 병목현상은 2030년까지 계속될 전망”이라며 “향후 5년 동안 웨이퍼 기준 반도체 생산 능력을 2배로 늘릴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광주 첨단3지구·충남 온양…’이중 축’ 설계 가능성
유력 후보지로는 광주 첨단3지구와 충남 온양 일대가 거론된다. 광주 첨단3지구는 약 362만㎡ 규모의 일반산업단지로, 호남고속도로·국도 13호선·빛고을대로 등 주요 교통망이 촘촘히 연결돼 물류 접근성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충남 온양은 삼성전자가 이미 첨단 패키징 거점을 운영 중인 곳으로, 기존 반도체·전자부품 인프라와 인력 풀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호남권과 함께 ‘지방 반도체 이중 축’으로 설계될 가능성이 언급된다. 김영록 전남지사는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반도체 공장이 전남광주에 들어서는 광경을 곧 보게 될 것 같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