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2026년 5월 6일 청와대에서 열린 제20회 국무회의 겸 제7차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전국 농지 195만 4,000㏊를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실시하겠다는 계획을 보고받고 강경 발언을 쏟아냈다.
이튿날인 7일에는 농지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며 정책에 법적 근거가 마련됐다.
‘3년 버티기’…투기꾼을 살려온 법의 맹점
현행 농지법은 농업 목적으로 이용하지 않는 농지가 적발될 경우 처분 의무를 부과하지만, 적발 직후 형식적 경작을 시작하거나 한국농어촌공사에 매도 위탁 계약을 체결하면 최대 3년간 처분명령이 유예된다.
더 큰 문제는 이 3년을 무사히 넘기면 처분명령 자체가 완전히 소멸한다는 점으로, 2017년 1,860명, 2018년 1,310명에게 처분명령이 내려졌음에도 실질적인 강제성이 발휘되지 못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이 대통령은 이러한 구조를 두고 “투기 의원이 만들었을 가능성이 많다”고 직격하며 법적 맹점의 의도성을 강하게 시사했다.
실제로 기획부동산과 외지인들이 농지취득자격증명만 확보한 채 계약서도 없이 불법 임대를 놓거나 토지를 방치하는 관행은 2021년 LH 사태 이후 법이 일부 강화된 이후에도 근절되지 않고 있다.
1년 미경작 즉시 처분…헌법 원칙 정상화 선언
정부가 제시한 핵심 개선안은 처분명령 유예 기간을 3년에서 1년으로 대폭 단축하고, 경작이 단 한 차례라도 중단되면 즉시 처분 대상으로 분류하는 것이다.
이 대통령은 “1년 내에 경작을 안 하거나 한 번이라도 경작을 안 하면 처분 대상이 돼야 한다”고 명시하며 ‘1회 위반 즉각 처분’ 원칙을 못 박았다.
강제 매각의 실효성을 담보하는 장치도 함께 논의됐다. 처분명령이 내려져도 시세보다 터무니없이 높은 호가를 제시해 고의로 거래를 막는 꼼수를 차단하기 위해, 일정 기간 내 이행하지 않으면 농지은행 등 공공기관이 강제 매입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이 밖에 불법 임대차 신고포상금 제도 도입과 농식품부 장관의 직접 처분명령권 부여도 개정안에 담겼다.
정부는 이번 조치를 재산권 침해가 아닌 ‘경자유전(耕者有田)’, 즉 농사짓는 사람이 농지를 소유해야 한다는 헌법 원칙의 회복으로 규정했다. 이 대통령은 “수십 년 동안 안 하던 것을 해서 사회주의자냐, 빨갱이냐 그럴 가능성이 많지만, 법을 지키는 평범한 사람이 손해를 안 봤다는 생각이 들게 해야 한다”며 이념 논쟁에 흔들리지 않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전수조사 2년…현장 집행 실효성이 관건
이번 전수조사는 2026년 5월부터 2년에 걸쳐 전국 195만 4,000㏊를 대상으로 진행되며, 수도권과 외국인·농업법인 소유 농지, 토지거래허가구역이 중점 점검 대상으로 지정됐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계약서 없는 불법 임대차와 형식적 자경이 이미 관행으로 굳어진 만큼, 단속 의지만으로는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195만㏊에 달하는 광대한 농지를 실제로 점검할 조사 인력과 집행 인프라가 충분히 확보되느냐가 정책 성패의 핵심 변수로 꼽힌다. 이번 개정안을 통해 조사원의 토지 출입 근거가 법적으로 명문화된 만큼, 현장 집행력이 뒷받침된다면 수십 년간 고착화된 농지 투기 관행에 실질적인 제동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