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론 한 대가 김정은 일정 바꿔버렸다”…크렘린궁 10km 타격, 전승절 모스크바 불참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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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백만 원짜리 드론 한 대가 핵보유국 독재자의 외교 일정을 강제로 바꿔버렸다. 우크라이나의 자폭 무인기가 러시아 방공망을 뚫고 모스크바 도심 한복판까지 날아들면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러시아 전승절 불참 가능성이 커졌다.

태양호 동선 중심의 비상 대기
태양호 동선 중심의 비상 대기 / 연합뉴스

러시아는 2026년 5월 9일 제81주년 대조국전쟁 전승절 열병식을 개최했다. 그러나 2008년 이후 약 20년간 이어온 전통인 탱크 등 대형 군사 장비 전시를 전면 배제한 채 공중 비행과 현역 장병 중심으로 행사를 치렀으며, 크렘린궁 대변인 페스코프는 그 이유를 ‘테러 위협 최소화’라고 공식화했다.

블라디보스토크 경로로 전환
블라디보스토크 경로로 전환 / 연합뉴스

러시아 스스로 수도 상공의 방어가 완전하지 않음을 간접 시인한 셈이다. 세계 최강으로 평가받던 방공망이 흔들리는 현실은 곧 외빈 경호에도 직결되는 치명적 변수로 작용했다.

태양호의 대형 보호열차
태양호의 대형 보호열차 / 뉴스1

크렘린궁 10km, 북한 대사관 1.6km…수치로 드러난 위협

우크라이나에서 발진한 자폭 드론은 크렘린궁에서 불과 10km도 떨어지지 않은 모스크바 도심 고층 건물을 타격했다. 해당 폭발 지점은 모스크바 주재 북한 대사관과 1.6km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 지점이다.

모스크바 경계 강화 경보
모스크바 경계 강화 경보 / 뉴스1

이 두 수치는 단순한 지리 정보가 아니다. 드론이 대사관 코앞까지 접근했다는 사실은 북한 경호 당국이 모스크바를 최고지도자의 안전 확보 가능 지역으로 분류할 수 없게 만든 결정적 근거다. 군사·외교 전문가들이 경호 문제를 김 위원장 불참의 핵심 원인으로 지목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 있다.

‘태양호’의 아킬레스건…장갑은 있어도 속도는 없다

김 위원장의 해외 순방 전용 수단인 방탄열차 ‘태양호’는 두꺼운 장갑으로 지상 공격을 막아내지만 평균 시속이 60km에 불과하다. 거대하고 무거운 쇳덩어리가 탁 트인 러시아 평원을 느릿느릿 가로질러 방공망이 헐거워진 모스크바로 이동하는 것은, 동선이 노출된 채 수백만 원짜리 드론의 손쉬운 표적이 되는 자살 행위와 다름없다는 게 경호 당국의 결론이다.

대형 폭약을 탑재한 무인기가 열차를 향해 강하할 경우 장갑으로는 막을 방법이 없다. 경호 리스크가 모스크바 방문 불참 가능성을 키운 것으로 분석된다.

5월 모스크바 대신 6월 블라디보스토크…드론이 재편한 외교 지형

양국의 군사적 밀착은 여전히 공고하다. 북한과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점령했던 쿠르스크 지역 탈환 1주년을 기념하며 지난달 안드레이 벨로우소프 러시아 국방장관 등 고위급 인사들을 대거 평양으로 불러들인 바 있다. 전승절에 맞춰 김 위원장이 모스크바로 답방하는 그림이 가장 유력했으나 우크라이나의 드론 전술이 이 시간표를 완전히 틀어버렸다.

대안으로 거론되는 장소는 블라디보스토크다. 오는 6월이면 양국이 체결한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 조약 1주년이 되는 시점이며, 북한 국경과 맞닿은 블라디보스토크는 태양호의 이동 거리를 최소화할 수 있고 우크라이나 영토로부터 수천 km 이상 떨어져 있어 드론 위협 자체가 현저히 낮다. 핵탄두와 미사일로 세계를 위협하던 독재자가 정작 수백만 원짜리 비대칭 무기 앞에서 이동 경로를 꺾은 이 역설은, 드론 전쟁이 국가 지도부의 물리적 행동반경 자체를 재편하는 새로운 전략 환경의 도래를 알리는 가장 선명한 신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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