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게 자는 게 문제가 아니었다”… 올빼미족 혈관 망치는 진짜 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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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빼미족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이른바 ‘저녁형 인간’, 일명 올빼미족이 심혈관 질환에 훨씬 더 취약하다는 대규모 연구 결과가 나왔다. 단순히 늦게 잔다는 사실 자체보다, 그 생활 방식에 딸려오는 나쁜 습관들이 혈관을 서서히 망가뜨리고 있었다.

미국 하버드 의과대학과 브리검 여성병원 연구팀은 영국 바이오뱅크에 등록된 39~74세 성인 32만 2,777명의 데이터를 평균 13.8년에 걸쳐 추적 분석했다. 연구 참가자 중 약 8%는 오전 2시쯤 잠자리에 드는 ‘확실한 저녁형’으로 분류됐고, 아침형은 24%, 중간형은 67%를 차지했다.

분석 결과, 저녁형 그룹은 중간형 대비 심혈관 질환 발생 위험이 16% 더 높았다. 심혈관 건강 점수가 50점 미만인 ‘주의 단계’에 해당할 가능성은 무려 79%나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아침형은 중간형과 비교해 유의미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진짜 문제는 ‘야식과 운동 부족’

올빼미족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연구팀은 저녁형 인간의 높아진 심혈관 위험 중 약 75%가 나쁜 생활 습관으로 설명된다고 밝혔다. 밤늦게 깨어 있는 상태에서 야식, 불규칙한 식사, 흡연, 운동 부족 같은 행동들이 복합적으로 혈관 건강을 악화시키는 것이다.

실제로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실린 10만 명 연구에서는 밤 9시 이후 식사를 하는 사람이 오후 8시 이전에 식사를 마치는 사람보다 심장병 위험이 13% 높다는 결과가 나왔다. 생체시계가 어긋나면 식욕을 높이는 호르몬은 늘고, 포만감을 주는 호르몬은 줄어드는 악순환이 이어진다.

한국은 더 심각…올빼미족 세계 평균의 두 배

올빼미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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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상황은 특히 우려스럽다. 한국인 중 저녁형 인간 비율은 세계 평균의 두 배에 달하며, 10~20대의 80%가 저녁형으로 분류된다. 평균 수면 시간도 5시간대에 그쳐 수면 부족과 생체리듬 교란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이번 연구에서 저녁형 생활 패턴의 부정적 영향은 남성보다 여성에게 더욱 뚜렷하게 나타났다. 뉴저지 저지쇼어 대학병원의 신시아 코스 박사는 매일 다른 취침 시간, 취침 전 간식 섭취, 자극적 콘텐츠 시청 등을 심장병 위험을 높이는 대표적 나쁜 습관으로 꼽았다.

연구팀은 유전적 수면 성향을 바꾸기는 어렵더라도, 식단 조절과 규칙적인 운동으로 위험을 낮출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하루 30분 걷기만으로도 심장마비 위험이 약 30% 줄어든다는 연구 결과도 있는 만큼, 생활 습관의 작은 교정이 혈관 건강을 지키는 가장 실질적인 방패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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