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루 8시간 넘게 자는 것이 건강에 좋다는 상식이 깨졌다. 수면이 부족해도, 지나쳐도 대사 기능이 나빠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중국 난퉁대 연구팀은 미국 국민건강영양조사(NHANES)의 2009~2023년 데이터를 바탕으로 20~80세 2만3,475명의 수면 패턴을 분석한 결과를 국제학술지 ‘BMJ 오픈 당뇨병 연구 및 진료’에 공개했다.
연구팀이 주목한 지표는 ‘추정 포도당 처분율(eGDR)’로, 인슐린이 혈중 포도당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처리하는지 보여주는 수치다. eGDR이 낮을수록 인슐린 저항성이 높아지고 고혈당 위험이 커진다.
분석 결과, 수면 시간과 eGDR의 관계는 역U자형 곡선을 그렸다. 수면이 7시간 18분에 가까울수록 대사 지표가 좋아졌지만, 이를 넘어서는 순간 오히려 대사 기능이 저하되는 경향을 보였다.
‘몰아서 자기’는 약일까, 독일까
직장인들의 흔한 습관인 주말 ‘몰아 자기’의 효과도 조건에 따라 갈렸다. 평일 수면이 7시간 18분에 못 미치는 그룹은 주말에 1~2시간 보충 수면을 취했을 때 eGDR이 유의미하게 개선됐다. 그러나 주말에 2시간을 초과해 몰아서 잘 경우에는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개선 효과가 나타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이를 ‘소셜 제트래그(Social Jet Lag)’ 현상으로 설명한다. 평일과 주말의 수면 시간 차이가 2시간 이상 벌어지면 생체시계가 혼란을 일으켜 당뇨병·대사증후군·심혈관 질환 위험이 올라간다는 것이다. 수면의 총량보다 규칙성이 더 중요할 수 있다는 의미다.
잠이 부족하면 몸속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나
수면 부족은 단순한 피로감에 그치지 않는다. 연구에 따르면 하루 수면이 7시간 미만으로 줄면 인슐린 감수성이 최대 20% 떨어지고,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 수치는 오후·저녁 시간대에 정상치 대비 최대 51%까지 치솟는다. 수면 부족이 이어지면 골격근의 단백질 합성률도 약 18% 감소하는 것으로 보고됐다.
수면의 질을 높이려면 취침 최소 1시간 전부터 스마트폰과 TV를 끄는 것이 권고된다. 전자기기의 블루라이트가 수면 호르몬인 멜라토닌 분비를 억제해 잠들기 어렵게 만들기 때문이다.
결국 건강한 수면은 ‘얼마나’와 ‘얼마나 규칙적으로’라는 두 조건을 동시에 충족해야 한다. 7시간 18분이라는 수치를 기준 삼아 일정한 취침·기상 시간을 유지하는 것이 대사 건강을 지키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