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치질 소홀했다간 큰일”… 치매 유발하는 뜻밖의 원인 1위, 뇌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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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 3분의 1은 뇌에서 시작 안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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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치매는 뇌 질환이라는 통념이 흔들리고 있다. 중국 중산대학교 연구진이 202개 논문을 분석한 결과, 전 세계 치매 사례의 약 3분의 1(33.18%, 95% 신뢰구간 16.80–48.43)이 뇌 외부 질환과 연관되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약 1,880만 명에 해당하는 수치다. 2026년 2월 Nature Human Behavior에 발표된 이 연구는 치매 예방과 치료의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는 중요한 발견으로 평가받고 있다.

연구진은 1990년부터 2021년까지 축적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26개 주변부 질환을 조사했고, 그중 16개가 치매 위험 증가와 유의미한 연관성을 보였다. 고혈압, 비만, 우울증 등 10개 질환은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연관성이 확인되지 않았다.

치매 위험 높이는 16개 질환, 잇몸질환이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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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연구에서 확인된 상위 5개 질환은 치주질환(잇몸질환), 만성 간질환, 청력 손실, 시력 손실, 2형 당뇨병이었다. 특히 잇몸질환은 전체 치매 부담의 약 6%를 차지해 가장 높은 기여도를 보였다.

만성 간질환은 5.5%, 청력 손실은 5%, 시력 손실과 2형 당뇨병은 각각 4%를 기록했다.

그 외에도 만성 신장질환, 골관절염, 뇌졸중, 허혈성 심질환,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천식, 심방세동, 아토피성 피부염, 류마티스 관절염, 다발성 경화증, 염증성 장질환 등이 치매 위험과 연관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주변부 질환의 적극적인 예방을 통해 치매 발생을 완화할 수 있는 잠재력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뇌는 고립된 섬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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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뇌는 오랫동안 신체의 다른 부분과 격리된 ‘상아탑’으로 여겨져 왔다. 그러나 최근 연구들은 뇌가 말초 기관들과 복잡하게 연결되어 있음을 밝혀내고 있다. 뇌-장 축, 뇌-뼈 축, 뇌-면역 축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뇌는 간, 심장, 신장, 피부, 지방, 림프계, 근육과 끊임없이 소통한다.

예를 들어, 보청기 사용이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초기 연구나, 간경변 치료가 인지 쇠퇴를 막을 수 있다는 발견은 이러한 연결고리의 중요성을 보여준다.

일부 당뇨병 약물이 예상치 못하게 뇌 기능 개선 효과를 보인 사례도 있다. 캐나다 토론토대학의 신경과학자 도널드 위버는 2022년 알츠하이머를 “면역학적 장애”로 재정의하자고 제안했다. 면역계는 전신에 분포하므로, 그 기능 장애가 치매처럼 광범위한 증상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치료 전략의 대전환이 필요하다

이번 연구는 왜 그동안 뇌의 질병 마커를 줄이는 데 집중한 치매 치료제들이 임상시험에서 번번이 실패했는지 설명해준다. 인지 쇠퇴가 뇌에서만 시작된다는 가정이 잘못된 표적을 공략하게 만들었을 가능성이 크다.

연구진은 “표적화된 공중보건 전략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주변부 질환 관리를 통한 치매 예방 가능성을 제시했다.

다만 이 연구는 연관성(association)을 보여줄 뿐 인과성(causality)을 증명하지는 못했다. 향후 연구를 통해 각 질환이 어떤 생물학적 과정을 거쳐 치매로 이어지는지 규명해야 한다.

그럼에도 이번 발견은 치매 예방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 잇몸 관리, 청력 보호, 혈당 조절 같은 일상적 건강 관리가 뇌 건강을 지키는 첫걸음이 될 수 있다는 메시지는 특히 시니어층에게 희망적이다.

치매는 더 이상 막을 수 없는 뇌의 숙명이 아니라, 전신 건강 관리를 통해 예방 가능한 질환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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