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국가들이 한국산에
지갑 여는 ‘결정적 이유’

지난 3월 8~9일, UAE 공군 C-17 글로브마스터 대형 수송기 2대가 연이어 대구공항 활주로에 내려앉았다.
화물칸에는 천궁-Ⅱ 요격미사일 30발씩, 총 60발이 실렸다. UAE 대통령 고문 압둘칼렉 압둘라는 자신의 SNS에 “어려울 때 한국이 신속 배송해줬다, 진정한 동맹”이라고 올리며 화제가 됐다.
단순한 무기 수출이 아니다. 실전이 만들어낸 긴급 재보급이었다.

이란의 탄도미사일 186발과 드론 645기가 UAE 상공을 뒤덮던 최근 공습에서, 현지 배치된 천궁-Ⅱ 2개 포대는 약 60여 발을 발사해 96%의 요격률을 기록했다.
비교 대상인 미국 패트리엇의 요격률이 약 70% 수준임을 감안하면, 천궁-Ⅱ는 실전에서 미국산을 압도한 셈이다. UAE의 중거리 방공망은 패트리엇·이스라엘 애로·천궁-Ⅱ로 구성돼 있지만, 이번 교전에서 가장 빛난 건 한국산이었다.
포대당 3,500억 원…가성비가 시장을 뒤흔들다

천궁-Ⅱ의 무기체계 가격은 포대당 약 3,000~4,000억 원으로, 패트리엇의 3분의 1 수준이다. 미사일 1발 가격도 약 15억 원으로 상대적으로 낮다.
이란의 저비용 드론 수천 대에 수십억짜리 요격미사일로 맞받아쳐야 하는 비대칭전에서, 가격 경쟁력은 그 자체로 전략적 가치다. UAE는 2022년 1월 약 35억 달러(약 4조 1,000억 원) 규모로 10개 포대를 계약했고, 현재 2개 포대만 배치된 상태다.
실전 직후 UAE는 잔여 8개 포대의 조기 인도를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LIG넥스원·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구 창고에 준비된 미사일 100발 이상이 UAE행 항공화물로 빠져나갔다는 것이 업계의 전언이다.
사우디·이라크까지…총 12조 원대 중동 블록 수주

천궁-Ⅱ 수요는 UAE에 그치지 않는다. 사우디아라비아는 2023년 11월 약 32억 달러(4조 2,000억 원) 규모로 10개 포대를 계약했으며, 이라크는 2024년 9월 약 28억 달러(3조 7,000억 원) 계약에 이어 추가 5개 포대를 협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동 지역에서만 총 12조 원대 수출이 가시화되고 있는 것이다.
실전 소식이 전해진 직후 LIG넥스원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주가는 나란히 15% 급등했다.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국방위원회)은 “UAE에서의 천궁-Ⅱ 실전 성과가 한국형미사일방어체계(KAMD)의 신뢰도까지 동반 상승시켰다”고 평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