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주액만 무려 60조 원”… K-방산, 잠수함 종주국 독일 제치고 캐나다 바다 지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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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조원 규모 잠수함 프로젝트
한화오션, 현지 산업 재건 전략
단순 수주 넘어 산업 동맹 지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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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초계 잠수함 프로젝트 / 출처 : 연합뉴스

캐나다 초계 잠수함 프로젝트(CPSP)의 규모는 무려 430억 달러(약 60조원)에 달한다. 한화오션이 이 빅딜을 따내기 위해 꺼내든 카드는 단순한 ‘기술 수출’이 아니었다.

19일 한화오션은 캐나다 온타리오 조선소, 모호크 대학과 전략적 협력 협약을 체결하며 ‘현지 산업 기반 재건’이라는 장기 전략을 본격화했다.

이는 단순 수주 경쟁을 넘어선다. 캐나다 국방조달 국무장관 스티븐 푸어가 강조한 것처럼, 이 사업의 핵심은 “캐나다에 미치는 경제적 이익”이다.

한화오션은 독일과의 기술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면서도, 동시에 캐나다 조선업 부활이라는 국가적 과제에 동참하는 ‘투 트랙’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주목할 점은 타이밍이다. 푸어 장관이 2월 초 한화오션 거제사업장과 HD현대 R&D센터를 연이어 방문하며 한국 조선 기술을 높이 평가한 직후 나온 협약이다.

정부와 업계가 총력 지원 체제를 구축한 가운데, 한화오션은 기술력 과시를 넘어 ‘파트너’로서의 이미지를 구축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2년의 격차가 만드는 군사 전략적 간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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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보고-III 배치-II 잠수함 / 출처 : 연합뉴스

CLSA 분석에 따르면, 한국의 장보고-III 배치-II는 독일의 Type 212CD를 체급과 성능 모두에서 앞선다. 하지만 진짜 차별화 포인트는 납기다.

한국은 2032년 첫 배를 인도할 수 있지만, 독일은 2034년 이후에나 가능하다. 2년의 시간 차이는 군사 전략상 엄청난 변수다.

북극해 방어와 NATO 동맹 역할 강화라는 캐나다의 전략적 필요성을 고려하면, 이 2년은 단순한 일정 차이가 아니다.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조기 전력화는 그 자체로 협상 카드가 된다.

HD현대와 한화오션이 ‘원팀’으로 구성한 한국 컨소시엄은 이미 검증된 장보고-III 건조 경험을 바탕으로 독일 대비 명확한 시간 우위를 확보한 상태다.

10년 계획의 인력 양성, ‘일자리’가 승부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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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보고-III 배치-II 잠수함 / 출처 : 연합뉴스

한화오션-온타리오 조선소-모호크 대학의 3자 협력 핵심은 ‘조선 인력양성 허브’ 구축이다. 향후 10~15년간 용접, 제작, 해양 기계, 전기, 로보틱스, 비파괴검사 등 핵심 인력을 체계적으로 양성한다.

1987년 설립된 오대호 지역 최대 조선소인 온타리오 조선소는 6개 독과 100개 이상의 MRO 수행 실적을 보유했지만, 대형 선박 건조 역량은 사실상 상실한 상태였다.

온타리오 조선소 대표 숀 파둘로는 “세계적 수준의 조선 전문성과 검증된 생산 시스템 도입으로 고품질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캐나다 정부가 가장 민감하게 보는 지점이다. 방산 수주가 단순 기술 도입이 아닌 ‘산업 생태계 재건’으로 연결될 때, 정치적 명분과 경제적 실익이 동시에 충족된다.

한화오션은 설계·엔지니어링 자문부터 스마트 조선소 기반 첨단 공정까지 전방위 기술 이전을 약속했다.

가상현실·로보틱스·디지털 트윈을 활용한 통합형 교육 캠퍼스 구축은 단순 교육을 넘어 캐나다 조선업의 디지털 전환까지 지원하겠다는 의지다.

‘기술 파트너’에서 ‘산업 동맹’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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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보고-III 배치-II 잠수함 / 출처 : 연합뉴스

한화오션의 전략은 명확하다. CPSP 수주를 넘어 캐나다 해양·방산 산업의 장기 파트너로 자리매김하는 것이다.

김희철 한화오션 대표는 “오늘 맺은 두 개의 약속은 한화오션과 온타리오 조선소의 미래이자 캐나다와 대한민국 간 우정을 더욱 깊게 해주는 계기”라며 단순 수주 경쟁을 넘어선 협력 관계를 강조했다.

푸어 장관이 언급한 “방산을 넘어 자동차 협력 등 더 큰 경제 협력으로 확장” 가능성은 이 전략의 성공 가능성을 시사한다.

1월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의 캐나다 방문, 2월 푸어 장관의 한국 조선소 연이은 방문은 양국 정부가 이 사업을 단순 방산 계약이 아닌 ‘전략적 산업 동맹’ 차원에서 접근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60조원 규모의 CPSP는 이제 기술 경쟁을 넘어 ‘누가 캐나다의 미래 산업 파트너가 될 것인가’의 싸움이 됐다. 한화오션의 현지 협력 강화는 바로 이 질문에 대한 명확한 답변이다.

기술 수출이 아닌 기술 이전, 수주가 아닌 동반 성장. 2032년 첫 잠수함 인도와 함께 캐나다 조선업이 다시 살아날 수 있을지, 그 청사진이 지금 그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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