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그다드 미군 기지에서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졌다.
블랙호크 헬기와 방공 레이더가 드론의 정밀 타격을 받았다. 충격적인 건 미군의 강력한 전자전 장비가 아무런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이란이 투입한 광섬유 유도 드론은 무선 신호를 전혀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GPS 교란이나 통신 재밍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 수십억 달러를 투입한 미군의 ‘전자기파 스펙트럼 도메인 우위’ 전략이 한순간에 무력화된 것이다.
이 드론은 기체 후방의 릴에서 가느다란 광섬유 케이블을 풀며 비행한다. 조종 신호가 물리적 케이블을 통해 전달되기 때문에 어떤 전파 방해도 연결을 끊을 수 없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 기술이 2024년 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처음 선보인 방식이며, 현재 이란이 러시아로부터 기술을 전수받아 호르무즈 해협 일대 드론 전력을 대폭 강화했다고 밝혔다.
호르무즈 해협의 최소 폭은 약 48km에 불과해, 최신 광섬유 드론의 사정권에 완전히 포함된다.
재밍 시대의 종말, 물리적 케이블의 귀환

현대 드론 전쟁의 핵심은 전자전이었다. 무선 신호로 조종되는 드론은 GPS 스푸핑이나 RF 재밍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미군은 이 약점을 공략해 중동과 우크라이나에서 수많은 적 드론을 무력화했다.
하지만 광섬유 유도 방식은 이 게임의 규칙 자체를 바꿨다. 전자기파를 차단해도 물리적 케이블은 그대로 살아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미군이 이 새로운 위협에 대응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는 점이다. 마틴 셈슨 전 영국 공군 중장은 “걸프 지역에 투입되는 미군 상륙함과 차량에는 여전히 드론 방어 장비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카네기 국제평화재단의 마이클 코프머는 “미군은 아직 이 드론의 기술과 전술적 함의를 이해하는 초기 단계에 있으며, 방어 역량이 우크라이나 수준에 도달하려면 갈 길이 멀다”고 말했다.
미 해병대가 최근 대응 훈련을 착수했지만, 실전 배치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이란 기술 동맹의 전략적 함의

이번 사태는 단순한 기술 이전을 넘어 러시아-이란 군사 협력의 새로운 단계를 보여준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검증된 최신 기술을 이란에 전수했고, 이란은 이를 호르무즈 해협이라는 전략적 요충지에 배치했다.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석유 교역량의 20~25%가 통과하는 지점이다. 이곳에서 미군의 전자전 능력이 무력화된다는 건, 중동 전역에서 미국의 군사적 우위가 흔들릴 수 있음을 의미한다.
더욱 주목할 점은 이란이 이 기술을 단기간에 실전 배치했다는 사실이다. 러시아가 2024년 말 우크라이나에서 처음 사용한 기술이 불과 1년여 만에 중동으로 이전되어 미군을 위협하고 있다.
이는 권위주의 진영 간 군사 기술 공유 속도가 예상보다 훨씬 빠르다는 경고다.
미군의 전자전 우위가 광섬유 케이블이라는 아날로그 기술 앞에서 무너진 이번 사태는, 기술 우위가 영구적이지 않다는 교훈을 준다.
전쟁은 이제 새로운 국면에 진입했고, 한국도 이 변화에 발맞춰 독자적 대응 능력을 구축해야 할 시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