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수함 팔려고 이렇게까지?”… 60조 캐나다 수주전, 한화가 던진 ‘승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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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60조 잠수함 수주전
자동차·철강 묶은 ‘패키지 딜’ 전환
‘속도’의 한국 vs ‘물량·투자’의 독일
잠수함
캐나다 잠수함 수주전, 패키지 딜로 전환 / 출처 : 연합뉴스·게티이미지뱅크

60조 원 규모의 캐나다 순찰 잠수함 프로젝트(CPSP) 수주전이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단순히 ‘좋은 잠수함’을 파는 경쟁이 아니라, 자동차 공장 건설과 철강 투자까지 포함된 거대한 경제 패키지 딜로 변모한 것이다.

캐나다 정부가 3월까지 최종 제안서 제출을 요구한 가운데, 한화오션과 독일 TKMS의 승부는 단순한 방산 수출을 넘어 양국의 종합 국력을 겨루는 장으로 확대되고 있다.

지난달 2일, 대통령실 강훈식 비서실장은 충격적인 사실을 공개했다. 캐나다 정부가 잠수함 발주와 자국 내 자동차 공장 건설을 패키지로 묶어 협상 중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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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잠수함 수주전, 패키지 딜로 전환 / 출처 : 연합뉴스

미국의 관세 폭탄으로 철강·자동차 산업이 위기를 맞은 캐나다는, 사상 최대 규모의 국방 사업을 경제 위기 돌파구로 활용하려는 전략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현대차와 기아가 캐나다 시장 점유율 12%를 차지하지만 현지 공장이 없다는 점이 한국의 약점이자 기회가 된 셈이다.

지난달 20일 한화오션과 영국 밥콕이 공개한 협력 구상은 이런 복잡한 방정식을 풀기 위한 정교한 답안이었다.

3,000톤급 KSS-III 배치-II 플랫폼에 영국 왕립 해군 전 함대를 지원해온 밥콕의 정비 노하우를 결합하고, 알고마 스틸에 3,800억 원을 투자해 고강도 특수강 생산 시설까지 지원하겠다는 제안이다.

단순한 무기 판매가 아니라 캐나다의 해양 주권과 산업 기반을 함께 책임지겠다는 전략적 파트너십 선언이다.

현지화 전략으로 캐나다의 아픈 손가락을 짚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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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잠수함 수주전, 패키지 딜로 전환 / 출처 : 연합뉴스

캐나다가 이토록 복잡한 조건을 내건 데는 뼈아픈 과거가 있다.

현재 운용 가능한 잠수함이 코너 브룩함 단 1척뿐인 상황은, 과거 중고 빅토리아급 잠수함을 도입했다가 정비 문제로 고초를 겪은 트라우마의 결과다.

이번 사업에서 캐나다가 가장 강조하는 ‘자주적 정비 역량’은 바로 이 교훈에서 나온 핵심 요구사항이다.

한화오션은 이 지점을 정확히 파고들었다. 어성철 사장이 “캐나다에 장기적인 산업 역량과 양질의 일자리를 구축하는 것에 모든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강조한 것은 단순한 수사가 아니다.

밥콕 캐나다를 중심으로 ISS(후속 군수 지원), MRO, 성능 개량, 전문 인력 교육까지 현지에서 직접 수행하겠다는 구체적 청사진을 제시했다.

지난해 6월 CAE 등 캐나다 4개 업체와 파트너십을 맺고, 2025년 9월 밥콕을 독점 파트너로 지정한 것도 이런 현지화 전략의 일환이다.

2035년 4척 인도, 독일과의 시간 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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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잠수함 수주전, 패키지 딜로 전환 / 출처 : 연합뉴스

납기 경쟁에서 한화오션은 공격적인 카드를 꺼내 들었다. 2035년까지 4척을 인도하겠다는 제안이다.

12척 전체를 놓고 보면 평균 1년에 1척 이상을 건조해야 하는 빡빡한 일정이지만, 한국 조선업의 생산 능력을 고려하면 불가능한 목표는 아니다.

실제로 2024년 11월 일본이 사업 불참을 결정한 이유도 자위대 물량과 호주 호위함 사업까지 겹쳐 납기일 준수가 불가능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반면 독일 TKMS는 물량 공세로 맞서고 있다. CEO 올리버 부르크하르트는 “희토류, 광업, 인공지능, 자동차 배터리 생산까지 아우르는 수십억 달러 규모의 투자 패키지를 노르웨이·독일 기업들과 논의 중”이라며 한국을 압박했다.

밴쿠버 시스팬 조선소와 협약해 캐나다 동·서부 해안에 각각 유지보수 시설을 구축하겠다는 제안도 내놓았다.

폭스바겐의 배터리 공장 투자 카드까지 꺼내 들며 ‘시간’을 강조하는 한국과 ‘물량’을 내세우는 독일의 정면승부 구도가 형성됐다.

잠수함에 자동차 공장까지, 패키지 딜의 승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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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잠수함 수주전, 패키지 딜로 전환 / 출처 : 연합뉴스

지난해 9월 캐나다 군사 조달 담당자는 “캐나다에 더 많은 일자리를 창출하는 쪽을 선호한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60조 원짜리 국방 사업을 경제 살리기 프로젝트로 전환하겠다는 의지다.

한화 그룹이 2040년까지 조선, 에너지, 자동차 등 분야에서 20만 개 이상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파이낸셜 포스트는 한국 정부의 자동차 산업 협력 MOU를 분석하며 “현대자동차 등 한국 자동차 기업의 캐나다 내 생산 기지 설립을 진전시키려는 의도”라고 해석했다.

현대차가 캐나다 시장 점유율 12%를 차지하면서도 현지 공장이 없다는 점이 역설적으로 협상 카드가 된 것이다. 독일이 폭스바겐 공장을 내세우는 상황에서, 한국은 현대차 공장과 알고마 스틸 투자를 결합한 맞춤형 패키지를 구성했다.

올 상반기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앞두고 한화오션의 전략은 명확하다. KSS-III 배치-II라는 검증된 플랫폼, 영국 밥콕과의 3각 안보 동맹, 빠른 납기, 그리고 현대차 공장까지 포함한 종합 패키지로 독일의 물량 공세를 돌파하겠다는 것이다.

2026년 안에 최종 결정이 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번 수주전은 단순한 잠수함 판매를 넘어 한국 방산과 산업의 종합 경쟁력을 시험하는 시금석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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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여유롭게 뒷짐지고 여차하면 빠지겠다고
    으름장 놓고 산토끼 한마리 잡으려다
    집토끼들 다 도망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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