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봉쇄 이후
선박 1000척 대기 중
한국행 유조선만 정면 돌파

지난달 28일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가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선언한 직후 같은 날 밤 선박 통행량이 평소 대비 70% 급감했다.
전 세계 해상 원유 수송량의 20~30%가 통과하는 이 해협이 사실상 차단되면서, 현재 약 1,000여 척의 선박이 대기 중이다. 한국 국적선만 26척에 달한다.
주목할 점은 동아시아 3국의 대응 방식이 극명하게 갈렸다는 사실이다. 일본은 신중한 우회 전략을, 중국은 외교적 협상을, 한국행 유조선은 정면 돌파를 택했다.
이는 단순한 해운 전략을 넘어 각국의 해양 안보 독트린과 에너지 안보 리스크 관리 체계의 차이를 드러낸다.
특히 한국의 중동 원유 의존도가 70.7%에 달하는 상황에서, 이번 사태는 해상교통로(SLOC) 안보의 취약성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사례가 되고 있다.
일본 46시간 우회 vs 한국 전속력 돌파

일본 NHK 보도에 따르면, 일본 화물선 2척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데 무려 46시간을 소요했다.
평소 항로 대신 오만 영해 쪽으로 우회했으며, 선박 자동식별장치(AIS)를 끄는 ‘스텔스 항해’ 전술까지 동원했다. 해적 위험 지역에서나 쓰이던 이 방식을 국가 간 군사 긴장 상황에 적용한 것이다.
중국은 다른 접근을 택했다. 로이터 통신은 중국 정부가 자국 선박의 안전 통과를 위해 이란과 직접 협상 중이라고 전했다. 중국은 수입 원유의 45%를 호르무즈 해협에 의존하는 만큼, 외교적 압박 카드를 꺼내든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한국행 초대형 유조선(VLCC) 1척은 지난달 28일 해협을 최고 속도로 통과했다. 다른 유조선들이 대기하는 상황에서도 항로를 유지하며 빠르게 빠져나간 것이다.
다만 이 선박은 한국 국적이 아닌 외국 선박으로, 용선 계약을 통해 한국으로 원유를 운송 중이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 정부는 현재 한국 국적 선박의 해협 진입 자제를 권고하고 있으며, 호르무즈 인근에는 한국 선박 수십 척이 상황을 관망 중이다.
이란의 해양 차단 능력과 미국의 군사 대응

이란이 실제로 호르무즈 해협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봉쇄할 수 있는지는 군사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논쟁거리다. 과거 중동 위기 때마다 봉쇄 위협은 있었지만, 실질적인 통항 중단이 발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VHF 무선 채널을 통해 “어떤 선박도 통과가 허용되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반복 송출하며 심리전을 펼치고 있다.
또한 기뢰 부설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해상 보험사들이 호르무즈 통과 선박에 대한 보험을 중단했고, 주요 해운사들도 즉각 운항을 중단하거나 희망봉 우회로 전환했다.
미국은 ‘장대한 분노’라는 작전명으로 이란 해군 궤멸에 나섰다. 소해정과 기뢰 탐지 로봇잠수정을 투입하는 총력전 양상이다.
역설적이게도 이란 자신도 매년 소비 곡물의 47%(1,400만 톤)를 이 해협을 통해 수입하고 있어, 봉쇄가 장기화되면 자국 경제에 심각한 타격이 예상된다.




















이란은 호르무즈헤협을 열어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