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협’ 한 단어가 일본 안보 전략 바꾼다”…중국 명기 여부, 집권 여당 ‘분열 직전’

댓글 0

AI 생성 썸네일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한 이미지

단어 하나가 국가의 군사 전략을 바꿀 수 있다면 믿겠는가. 지금 일본 정치권에서는 ‘위협(threat)’이라는 표현 하나를 공식 문서에 넣을 것인지를 두고 집권 여당이 분열 직전까지 몰리고 있다.

안보 정책의 최상위 지침인 3대 안보문서 개정을 앞두고, 중국을 공식적인 ‘위협’으로 명기할지 여부가 일본 외교·안보 노선의 핵심 분기점으로 떠올랐다.

안보문서 개정 브리핑
안보문서 개정 브리핑 / 연합뉴스

3대 안보문서는 국가안전보장전략, 국가방위전략, 방위력 정비계획으로 구성된 일본 방위 정책의 최상위 지침이다. 2022년 1차 개정 당시 일본은 중국을 ‘지금까지 없었던 최대의 전략적 도전’이라는 표현으로 규정했다.

자민당 강경파가 ‘안보상 중대한 위협’이라는 명확한 표기를 요구했지만, 연립 여당인 공명당이 중국과의 전면 대립을 피해야 한다며 수위 조절에 나선 결과였다.

태평양 방어 강화 논의
태평양 방어 강화 논의 / 연합뉴스

그로부터 4년이 지난 지금, 그 타협이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안보 환경이 급변했기 때문이다. 2025년 중국 항공모함 2척이 괌과 미크로네시아를 잇는 제2도련선 인근까지 전개했고, 중국과 러시아의 전략폭격기는 일본 주변 상공에서 공동 비행을 실시했다.

제2도련선은 미국의 서태평양 방어 심층부로, 이 선을 중국 해군이 넘나든다는 것은 일·미 양국의 영향권이 사실상 축소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안보정책 전환 공방
안보정책 전환 공방 / 뉴스1

자민당 안보조사회를 중심으로 기존의 유화적 표현으로는 현 안보 상황에 대응할 수 없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강경파의 논리는 명확하다.

안보 현실을 정확히 반영하지 않으면 효과적인 방위 정책을 세울 수 없고, ‘위협’이라는 공식 규정이 있어야만 국방 예산 확대와 자주 방위 강화의 정당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일본유신회 등 연립 여당 일부도 강경론에 무게를 싣고 있어, 자민당 내부의 기류 변화에 힘을 더하는 모양새다.

강경 안보 라인업
강경 안보 라인업 / 뉴스1

이 논쟁의 결론은 자민당 단독으로 낼 수 없다. 각 당이 현재 논점 정리에 들어갔으며, 조만간 개정안에 대한 제언을 내놓을 예정이다. 공명당의 신중론과 일본유신회의 강경론 사이 어디서 타협점을 찾느냐가 최대 변수다.

‘총성 없는 전장’이라 불리는 외교·안보 문서의 단어 선택은, 동북아 군사 긴장도를 직접 조율하는 신호탄이 될 수 있다. 일본이 이번 개정에서 어떤 언어를 선택하느냐는 단순한 문서 작업이 아니라, 중국과의 관계 설정과 자주 방위 노선 강화라는 두 과제 사이의 전략적 선택이다.

0
공유

Copyright ⓒ 리포테라.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