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3년 9월, 우크라이나 한 여단이 SNS에 올린 전투 영상은 세계 각국 군 당국에 충격을 던졌다. 단돈 66만원짜리 자폭 드론이 40억원대 러시아 T-90 전차를 고철로 만드는 장면이었다.
비용 대비 효율은 실로 압도적이었다. 이란산 샤헤드-136 드론은 대당 2만~5만 달러인 반면, 이를 요격하는 패트리어트 미사일은 발당 300만~400만 달러다. 비용 교환 비율이 최대 70:1에 달하는 ‘비대칭 전쟁’의 시대가 열린 것이다.
이 교훈은 북한에도 고스란히 전달됐다. 김정은은 1년 뒤인 2024년 8월 직접 국방과학원 무인기연구소를 찾아 자폭 드론 시험을 지도했다.
공개된 영상에는 이스라엘제 ‘하롭’, 러시아제 ‘란쳇’과 유사한 기종이 등장했고, 전차 상부를 수직으로 타격해 완파하는 장면이 포착됐다. 북한의 본격 양산이 임박한 상황에서, 정작 우리 K2전차는 대응 능력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배치된 K2전차는 유도교란장치(Soft-kill) 방식의 능동방호체계만 갖추고 있다. 적의 공격을 감지하면 연막탄을 터뜨려 회피하는 수준이며, 근거리 RPG 공격은 탐지조차 불가능하다.
반면 폴란드 수출용 K2PL은 대당 250억원에 소형 레이더, 적외선 센서, 360도 감시 시스템과 자동 요격탄 발사 기능까지 완비했다. 같은 K2 플랫폼인데도 폴란드는 현대전 위협을 선제 반영한 것이다.
2032년 vs 2028년, 4년의 격차

군은 K2전차에 대응파괴장치(Hard-kill), 복합재머, 360도 상황인식 장치, 원격사격통제체계를 추가 장착하는 성능개량 계획을 세웠다.
문제는 시간이다. 올해 핵심기술을 개발하고 2031년 체계개발을 완료해 2032년에야 전력화한다는 일정이다. 총 6년이 소요되는 셈이다.
반면 군 안팎에서는 ‘성능개선’ 방식을 주장한다. 2028년부터 시작되는 K2전차 창정비 시기에 맞춰 성능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4년을 앞당길 수 있는 대안이 있는데도, 방위사업청은 “규정상 개발시험(DT)과 운용성능시험(OT)을 마쳐야 성능개량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고수한다.
한 정부 관계자는 “성능개선에 대한 명확한 규정이 없는 실정”이라며 “신속 추진을 위한 법령 개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수량 늘리기에 급급한 도입 전략

K2 도입 당시부터 요구성능조건(ROC) 설정이 잘못됐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군 관계자는 “서부지역 K1E1전차, 기동군단 K1A2전차, 동원사단 M 계열 전차를 도태시키기 위해 도입에만 급급했다”며 “현대전에서는 전차 수보다 성능개량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우리 군은 자폭 드론과 대전차미사일 요격 시스템을 처음부터 요구하지 않았는데, 그 이유는 가격 때문이었다. 기본 사양만 주문해 수량을 늘리는 전략을 택한 것이다.
미국 국방부는 이미 “고가 요격 미사일 중심 방공 구조”에서 “저가형 드론·전자전·레이저 등 저비용 대응 수단 비중 확대”로 전략을 전환 중이다.
CSIS는 에픽 퓨리 작전 초기 4일간 5,197발 이상의 탄약이 소모됐다며, 이는 평시 1년치 중·장거리 정밀무기에 해당하는 양으로 현 방공 체계의 지속 불가능성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북한이 2024년 8월부터 본격 양산에 들어간 것으로 추정되는 자폭 무인기는 한반도 전술 환경의 급격한 변화를 예고한다. 성능개선을 위한 법령 개정과 함께, 수량 중심에서 성능 중심으로의 근본적 전략 재검토가 시급한 시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