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맹이냐 전쟁이냐”… 벼랑 끝에 선 한국, 청와대 발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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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한국 등 파견 공개 요구
청와대 “신중히 검토” 시간 벌기
거절 부담… 중국 선택이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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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해협 파견 요구 / 출처 : 연합뉴스·게티이미지뱅크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4일 개인 SNS를 통해 한국, 중국, 일본, 프랑스, 영국 5개국을 지목하며 호르무즈 해협에 군함을 파견할 것을 요구했다.

정식 외교 채널이 아닌 소셜미디어를 통한 파병 요구라는 점에서 이례적이지만, 한국 정부로서는 수용하기도 거절하기도 부담스러운 난제가 됐다.

청와대는 15일 “한미 간 긴밀히 소통하고 신중히 검토해 판단하겠다”며 사실상 시간 벌기에 나섰다.

트럼프는 이란의 하르그섬 군사시설 공격 직후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에 드론 수대를 보내거나, 기뢰를 떨어뜨리거나,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하는 것은 쉬운 일”이라며 영향권 국가들의 공동 대응을 촉구했다.

미국이 이스라엘을 제외한 다른 국가에 파병을 요청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청와대 관계자가 “관련국 동향을 면밀히 주시한다”고 언급한 것은 중국과 일본 등 다른 지목 국가들의 선택을 지켜본 뒤 대응하겠다는 복안으로 읽힌다.

한국은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아 항로 안전에 직접적 이해관계를 갖고 있다. 하지만 중동 지역에 전투함을 파견하는 것은 단순한 해상 교통로 보호를 넘어 미국의 이란 군사작전에 동참한다는 상징성을 갖는다.

더욱이 한·미 관세협상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미국의 요구를 거절하기는 더욱 어려운 구조다.

SNS 외교가 만든 전략적 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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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공습 / 출처 : 연합뉴스

전통적인 외교 채널이 아닌 소셜미디어를 통한 파병 요구는 한국 정부에게 이중의 부담을 안겼다. 공식 요청이 아니라는 점에서 즉각 대응할 필요는 없지만, 공개적으로 이름이 거론된 만큼 무응답으로 일관하기도 곤란하다.

청와대가 “트럼프 대통령의 SNS 언급에 주목하고 있다”며 우회적으로 반응한 것은 이 때문이다.

국방부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트럼프가 월스트리트저널 보도처럼 이란의 해협 봉쇄 가능성을 사전에 보고받고도 공격을 승인했다면, 이번 파병 요구 역시 치밀하게 계산된 수순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미국은 “이란의 군사 능력을 100% 파괴했다”고 주장하면서도 석유 인프라는 건드리지 않았는데, 이는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 확보가 핵심 목표임을 시사한다.

한국이 군함을 보낼 경우 단순 해상 순찰이 아닌 미국 주도의 다국적 해상 전력 구축에 편입되는 셈이다.

호르무즈 파병이 의미하는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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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공습 / 출처 : 연합뉴스

만약 한국 해군이 파병을 결정한다면 청해부대 소속 구축함이나 호위함에 해상작전헬기, 특수전 요원으로 구성된 전력이 투입되는 방안이 검토될 수 있다.

현재 아덴만 해역에서 소말리아 해적 대응 작전을 수행 중인 청해부대의 작전 영역을 확대하는 방식이 검토될 수 있다.

문제는 작전의 성격이다. 해적 대응은 국제법상 명확한 근거가 있는 치안 작전이지만, 호르무즈 해협 파병은 사실상 미국의 이란 압박 전략에 동참하는 군사작전이다.

국방 전문가들은 “중국이 어떤 선택을 하느냐가 한국의 결정에 결정적 변수가 될 것”이라고 분석한다. 중국이 거부할 경우 한국만 적극 호응하면 역내 외교적 고립을 자초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 해군의 선택지와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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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군 / 출처 : 연합뉴스

청와대가 “국민 보호와 에너지 수송로 안전 확보를 종합적으로 고려한다”고 밝힌 것은 여러 시나리오를 열어두겠다는 의미다.

완전 거부부터 제한적 참여, 적극 호응까지 스펙트럼이 넓다. 제한적 참여의 경우 전투함 파견 대신 수송함이나 의료지원함을 보내는 방안, 또는 파병 시기를 늦춰 다른 국가들의 동향을 확인한 뒤 결정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군 내부에서는 작전 수행 능력보다 정치적 결단이 관건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국 해군은 충분한 해군 전력을 보유하고 있어 기술적으로 호르무즈 해협 작전 수행에 문제가 없다.

다만 북한 위협에 대비한 전력 공백, 중동 지역 장기 파병에 따른 병력 순환 부담 등 현실적 제약도 만만찮다.

결국 이번 사안은 한국 외교안보 정책의 핵심 딜레마를 그대로 드러낸다. 한·미 동맹의 중요성과 자주적 판단 사이, 에너지 안보와 역내 외교 균형 사이에서 최적점을 찾아야 하는 과제다.

청와대는 당분간 미국의 공식 요청 여부와 중국·일본 등의 동향을 예의주시하며 신중하게 접근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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