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업급여 20회 수령한 사람 등장
“노력 안 해도 돈 받는다” 청년 한탄
제도 취지 무색해진 반복 수급 실태

“저는 열심히 사느라 바쁜데, 친구들은 아무것도 안 하고 돈을 벌어요.”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한 청년의 사연이 눈길을 끌고 있다.
글쓴이 A씨는 자기 계발을 하고 자격증을 따며 하루하루를 바쁘게 보내고 있지만, 가까운 친구들의 생활을 보면 허탈한 감정을 감추기 어렵다고 했다.
실업급여를 무려 9번이나 수급한 친구들이 “일 안 해도 잘 산다”고 당당하게 말하는 모습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는 것이다.

A씨는 친구들이 반복적으로 실업급여를 받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털어놓으며, “취직하더라도 실업급여를 조건으로 내걸고, 그렇게 번 돈은 거의 본인을 위한 소비에 쓴다더라”고 전했다.
그는 “저는 독립을 목표로 아끼며 저축하는데, 친구들은 정부 지원금으로 놀며 산다”며 “도무지 납득이 되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심지어 친구들이 모두 유사한 방식으로 실업급여를 반복 수령 중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이에 대한 반응도 뜨겁다. “실업급여 한 번도 못 받아본 사람이 더 많은데, 제대로 활용하는 사람이 손해 보는 구조 같다”는 댓글부터 “횟수 제한이라도 둬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이어졌다.
실업급여 반복수급, 해마다 늘고 있다

반복적인 실업급여 수급은 개인의 사례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김승수 국민의힘 의원이 16일 고용노동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실업급여를 2회 이상 받은 사람은 49만 명에 달했다. 그중에는 20회에 걸쳐 총 9661만 원을 챙긴 사람도 있었다.
실업급여 반복수급자는 매년 증가 추세로, 2020년 42만 명이었던 2회 이상 수급자는 2024년 49만 명으로 늘었다.
그 이유로는 안정적인 일자리가 줄어든 현실도 있지만, 일부는 단기 근무를 반복하며 제도를 악용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최근 5년간 부정수급 적발 건수는 12만 건을 넘었고, 미회수 금액만 413억 원에 달했다. 김 의원은 “제도 취지를 훼손하는 사례가 계속되고 있다”며 수급 횟수 제한과 기준기간 연장 같은 제도 보완을 촉구했다.
일하는 사람보다 더 받는 실업급여

한편, 실업급여 자체가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도 나온다. 2019년부터 실업급여 지급 기간과 금액이 확대되면서, 실제 근로자보다 실업급여 수급자가 더 많은 돈을 받는 ‘역전 현상’이 발생했다.
파이터치연구원이 발표한 분석에 따르면, 2024년 당시 실업급여 월 최소 수령액은 189만 원으로, 최저임금을 받고 일하는 근로자의 실수령액(약 184만 원)보다 많았다.
실업급여가 인상되면서 2018년 6조 7000억 원이던 총 지급액은 2023년 11조 8000억 원으로 급증했다.
연구원은 실업급여 인상이 비정규직 증가 등 노동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분석하며, 제도의 축소와 요건 강화를 주장했다.

실업급여는 본래 실직자의 생계 안정과 재취업 지원을 위한 제도다.
그러나 반복 수급과 높은 지급 수준이 오히려 일할 동기를 떨어뜨린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지급 요건과 수준에 대한 제도 조정이 요구되고 있다.
정부는 수급 횟수 제한, 기준기간 연장 등 제도 개선 방안을 검토 중이다.
반복 수급이 일상화되는 현 구조를 바로잡지 않으면, 정작 필요한 이들을 위한 안전망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어느 도둑놈 찔렀더니 제 발 저려서 도둑놈 물량공세로 늘리고 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