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세 이상 고용률 OECD 1위
노인 빈곤율도 16년째 1위
생계형 노동에 내몰린 노년

한국 사회의 일상을 지탱하는 손길들이 있다. 아파트 경비실에서 밤을 지키는 노인, 지하철로 택배를 나르는 어르신, 경로당에서 동료들의 점심을 준비하는 노인들.
이들은 단순히 일자리를 채우는 게 아니라 말 그대로 한국 사회의 기반 시설이 되어가고 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24년 기준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993만 8천 명으로 전체 인구의 19.2%를 차지하며, 2025년 초고령사회 진입이 확실시되고 있다.
주목할 점은 이 중 상당수가 여전히 노동 현장에 있다는 사실이다. 2023년 65세 이상 인구의 경제활동 참여율은 38.3%로 OECD 평균 16.3%의 2.4배에 달한다.
지하철 택배원의 하루, 9시간 일하고 손에 쥔 1만원

지하철 택배원 이상열씨는 올해 77세다. 6년째 이 일을 하고 있는 그의 하루는 오전 9시에 시작된다.
첫 배송을 완료하기까지 소요 시간은 2시간 20분. 수익은 배송료 7000원에서 15%의 수수료를 뺀 6150원이었다. 하루 종일 일해도 1만원을 넘기기 어렵다.
정부의 노인 일자리 사업에 참여하는 노인은 올해 6월 기준 96만 1978명으로 2004년 3만 5127명 대비 27배 증가했다.
그러나 전체 노인 일자리에서 15%를 차지하는 사회서비스형 일자리만 최저임금에 준하는 1만 570원을 받고, 나머지 공공형·민간형 일자리는 사실상 최저임금에도 못 미치는 지원금을 받고 있다.
관악구의 한 경로당에서 경로당 중식도우미로 일하는 최모씨와 정모씨는 하루 40명의 점심 식사를 만들면서 활동비로 월 29만원을 받는다.
공공형 일자리는 하루 3시간만 근무하게 되어 있지만, 식단 구성부터 뒷정리까지 1인 3역을 하다 보면 근무시간은 훨씬 길어진다. 공공형 일자리 활동비는 올해 7년 만에 27만원에서 29만원으로 고작 2만원 인상됐다.
아파트 경비원, 나이 든다고 존중받지 못하는 현실

노인 일자리의 대표격인 아파트 경비원 업계에도 변화가 일고 있다. 경찰청 자료에 따르면 2023년 30·40대 경비원은 2022년 3만 4751명보다 15.1% 증가한 4만 25명으로 집계됐다.
고급 아파트일수록 입주민회의에서 연령 제한을 두고 젊은 경비원을 요구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급여와 복지가 개선되면서 경비직이 청년들에게도 평생 직업으로 인식되기 시작한 것이다. 반면 은퇴 후 재취업 기회를 찾던 고령층에게는 일자리가 줄어드는 이중고가 발생하고 있다.
경비원으로 일하는 대부분은 50대 이상 남성이며, 은퇴 후 생계를 위해 이 직종을 선택한다.
공동주택관리법에 따라 업무가 규정되어 있지만, 실제로는 입주민들의 눈치를 보며 근무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갑질 논란도 끊이지 않는다.
OECD 1위의 아이러니, 일해도 가난한 노인들

한국의 65세 이상 고용률은 36.2%로 OECD 회원국 중 가장 높다. 그런데 노인 빈곤율도 39.8%로 16년째 OECD 1위를 기록하고 있다. OECD 평균 노인 빈곤율 14.2%의 거의 3배에 달하는 수치다.
이런 모순은 어디서 오는가. 한국 노인들이 일하는 일자리 대부분이 저임금 일자리이기 때문이다.
2023년 5월 기준 60세 이상 근로자의 68.7%는 비정규직이었다. 연금을 받는 고령층조차 52.3%가 여전히 일을 하고 있으며, 그 이유는 생활비 보탬 등 금전적인 문제였다.
2025년 전체 기초생활수급자 중 노인의 비율은 44.4%로 전체 연령대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2020년 대비 2025년 기초생활수급자 인원 증가율은 61.6%로, 전체 증가율 30.1%에 비해 노인 비중의 증가가 두드러졌다.
66세 이상 노인 중 66~75세의 소득 빈곤율은 31.4%지만, 76세 이상은 52.0%로 2명 중 1명 이상이 빈곤층에 속했다.
고령층으로 갈수록 빈곤층 비율이 높아지는 이유는 국민연금에 장기간 가입하지 않은 경우가 많아 연금 수급액이 적거나 아예 없는 사람이 많기 때문이다.
돌봄 노동과 실버 택배, 양극화된 노인 일자리

보건복지부의 노인맞춤돌봄서비스는 2020년 6개 노인돌봄사업을 통합·개편하여 시행 중이다.
65세 이상 기초생활수급자, 차상위계층, 기초연금수급자 중 독거·조손가구 등 돌봄이 필요한 노인에게 서비스를 제공한다. 아이러니하게도 돌봄이 필요한 노인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람도 노인인 경우가 많다.
실버 택배는 노인 일자리 창출을 위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지원하는 사업이다.
1인당 연간 210만원 고정비용을 보건복지부와 지자체가 각각 50%씩 부담하고, 택배회사는 택배 요금 중 일부 500원 가량을 지급한다.
그러나 최근 배송 의뢰가 줄어들면서 하루 1~2건, 1만원도 못 버는 날이 많아지고 있다. 지하철 무임승차를 상업적으로 이용한다는 논란도 끊이지 않는다.
65세 이상 무임요금을 이용한 지하철 택배는 명백한 불법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으며, 한국철도공사와 서울교통공사의 적자 부담이 결국 국민 세금으로 메꿔진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구조적 개혁 없이는 해결 불가능한 문제

전문가들은 노인 빈곤 문제 해결을 위해 기초연금 강화가 전제되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그러나 이는 근로세대가 은퇴세대를 부양하는 세대 간 연대라는 사회계약을 원리로 삼기 때문에 청년 세대의 공감이 필요한 문제다.
OECD는 2024 한국경제보고서에서 노동 수명을 연장하고 노인 고용을 늘리면 국내총생산과 재정성과가 크게 향상될 것이라며 노인들이 일자리에 남아 있거나 재진입하도록 장려하는 것이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현실은 녹록지 않다. 고용노동부는 2020년부터 중소·중견기업 중 계속 고용에 적극적인 곳들을 선정해 고령자 계속 고용 장려금을 주고 있지만, 올해 지원기간을 2년에서 3년으로 늘렸음에도 수혜인원은 오히려 15% 줄어들었다.
한국노동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사업체들이 고령자를 고용할 때 가장 방해되는 요인 1순위는 산재 사고 위험으로 나타났다.

2023년 독거 노인 가구는 213만 8천 가구로 전체 고령자 가구의 37.8%를 차지한다.
이들 중 44.2%만이 노후 준비가 되어 있다고 응답했으며, 18.7%는 도움받을 수 있는 사람이 없다고 답했다. 60세 이상 고령자의 76.0%는 본인·배우자가 생활비를 부담하고 있으며, 정부·사회단체 지원은 11.9%에 불과했다.
노인 일자리는 단순히 일자리 숫자를 늘리는 것이 아니라,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하고 충분한 소득 보장 체계를 마련하는 것이 핵심이다.
2050년 고령인구 비율이 40%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지금의 노인 노동 구조는 지속 가능하지 않다. 사회 전반의 구조적 개혁 없이는 노년의 삶을 개선하는 데 분명한 한계가 있다.




















제조업이나서비스업분야에서는구조조정없애고임금피크제나최저임금제등으로바꿔서70세까지는일을할수있도록해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