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안전하다더니 “전염률 90%, 우리 가족이 위험하다”… 대한민국 덮친 ‘공포’

잊혔던 감염병이 다시 나타났다
전 세계 유행 따라 한국도 확산
노인·영유아, 고위험군으로 떠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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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연합뉴스

“홍역 퇴치국이라더니, 우리 아이가 위험하다고요?”

국내에서 다시 홍역 환자가 늘어나면서 국민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전염률 90%’라는 무서운 수치가 눈앞의 현실이 되면서, 부모들은 아이의 기침에도 불안에 떨고 있다.

이와 함께 결핵, 옴에 이르기까지 사라진 줄 알았던 ‘후진국형 질병’들이 대한민국을 서서히 파고들고 있다.

홍역, 퇴치국의 현실을 뒤흔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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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2006년 WHO가 인정한 ‘홍역 퇴치국’이지만, 올해 들어서만 52명의 홍역 환자가 발생했다.

이는 2019년 이후 6년 만에 최다 인원으로, 코로나19 기간 동안 연간 환자가 한 자릿수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급격한 증가세다.

특히 지난 한 해 전체 환자 수보다도 많다는 점에서 방역당국은 긴장하고 있다.

올해 발생한 환자의 52명 중 34명은 해외에서 감염돼 국내로 들어온 경우이며, 나머지 18명도 이들로부터 전염됐다. 대부분이 베트남 등 홍역 유행국에서 유입된 사례다.

질병관리청은 “전 세계적으로 홍역 발생이 증가하고 있어, 국내 유입도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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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동남아시아, 서태평양 지역 등 한국인들이 많이 찾는 지역에서 홍역이 급증 중이며,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올해 2월까지 전 세계 홍역 확진자는 1만6천여 명, 작년 한 해는 36만 명에 달했다.

홍역은 기침이나 재채기만으로 공기 전파되는 강력한 전염병으로, 백신 미접종자가 환자와 접촉할 경우 감염 확률은 무려 90%에 이른다.

특히 1세 미만의 영유아는 면역력이 약해 감염 시 폐렴이나 뇌염 등 심각한 합병증 위험이 높다.

방역당국은 해외여행 예정자는 반드시 백신 접종 여부를 확인하고, 접종력이 없을 경우 출국 전 접종을 완료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지영미 질병청장은 “2차 접종 여부가 불확실한 경우, 출국 최소 6주 전부터 4주 간격으로 2회 접종을 마쳐야 한다”고 권고했다.

결핵과 옴도 여전… 고령층이 위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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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역만의 문제가 아니다. 결핵과 옴 역시 사라지지 않았으며, 오히려 고령 인구 증가와 함께 다시 확산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국내 결핵 환자는 1만7천944명으로, 줄고는 있지만 여전히 만 명대를 유지 중이고, 특히 요양원 등 사회복지시설에서만 유독 결핵 환자가 늘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2019년 1천254건이던 환자 수는 2023년 1천442건으로 15% 증가했는데, 전체 집단시설 중에서도 사회복지시설이 차지하는 비율이 가장 높다.

질병청 관계자는 “1950~60년대 결핵균에 감염된 이들이 고령에 접어들면서 발병하는 경우가 많다”며 “초고령사회로 진입하면서 환자 감소 속도가 느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옴도 마찬가지로 위생 수준이 낮았던 과거의 병으로 여겨졌지만, 최근 5년간 매년 수만 명이 병원 진료를 받고 있다.

특히 집단생활을 하는 고령층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하자, 방역당국은 요양병원 등 시설에 예방 안내서를 배포하며 대응에 나섰다.

“홍역 백신, 꼭 확인하세요”… 방역당국의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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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과거의 질병이 다시 고개를 드는 데에는 코로나19 이후 급격히 늘어난 해외여행과 사회적 교류가 큰 영향을 미쳤다.

최근 백신 접종률이 낮아진 미국에서도 홍역이 재확산 중이며, 결핵 환자 중 외국인 비중도 6%에 이른다.

전문가들은 “감염병은 백신으로만 막을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홍역의 경우 MMR 백신을 두 차례 접종하면 95~97%까지 예방할 수 있다.

질병청은 생후 12~15개월, 4~6세 시기에 백신을 반드시 접종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결핵 퇴치를 위한 노력도 계속되고 있으며, 정부는 오는 2027년까지 인구 10만 명당 결핵 환자 수를 20명 이하로 줄이는 것을 목표로 ‘제3차 결핵관리종합계획’을 추진 중이다.

끝났다고 여겼던 감염병의 위협이 다시 시작되면서, 백신 접종과 개인 방역에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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