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 상속 부담에 1%대 가입률
집값 범위 내 책임 한정, 잔여액은 상속
서울 월 226만 원, 지방 83만 원 격차

국민연금 평균 67만 원으로는 노후 생활비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것이 고령층의 공통된 고민이다.
이런 가운데 집 한 채만 있으면 평생 연금을 받을 수 있는 주택연금 제도가 있지만, 정작 가입률은 전체 대상 주택의 1%대에 머물고 있어 주목된다.
54.4%가 자녀 상속 때문에 포기

한국주택금융공사가 2022년 실시한 실태조사에 따르면, 주택연금에 가입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자녀에게 상속하기 위해서’라는 응답이 54.4%로 압도적 1위를 차지했다. 뒤이어 ‘월지급금이 적어서’라는 응답이 47.2%로 나타났다.
2007년 도입 이후 가입 건수가 꾸준히 늘어 2023년 말 기준 누적 12만 건을 넘어섰지만, 이는 전체 대상 주택의 1%대에 불과하다.
특히 2025년 7월 기준 신규 가입자는 1,305건으로 월평균 1,200~1,500건 수준에서 정체된 상태다.
주택연금은 만 55세 이상 주택 소유자가 집을 담보로 제공하고 그곳에 계속 살면서 평생 매달 노후 생활자금을 지급받는 제도다. 국가가 지급을 보증하므로 연금 지급 중단의 위험이 없다.
집값 범위 내 책임, 초과 손실은 국가 부담

주택연금의 가장 큰 특징은 상환 책임이 담보 주택의 가격 범위로 한정된다는 점이다.
연금 수령자가 예상보다 오래 살아 연금 수령액이 늘어났거나 주택 가격이 하락해 원금을 메우지 못하더라도, 이 부족액은 자녀세대에게 청구되지 않는다.
반대로 주택을 처분한 뒤 처분액이 총 연금지급액보다 크다면, 이 잔액은 자녀세대에 상속된다. 국민연금연구원 보고서는 이 점을 주택연금의 가장 매력적인 사항으로 꼽았다.
실제 사례를 보면, 6억 원 주택을 보유한 70세 부부가 주택연금에 가입할 경우 매달 177만원을 평생 받을 수 있다. 부부 모두 85세까지 생존한다고 가정하면 총 수령액은 3억 1,860만 원에 달한다.
수도권 집중, 지방은 월 83만 원 그쳐

2025년 7월 기준 주택연금 신규 가입자의 58.6%가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 가입자의 월평균 지급금 격차도 심각한 수준이다.
서울 가입자의 평균 월지급금은 225만 9천 원에 달하는 반면, 강원·충북·전남 등 지방 8개 지역의 평균은 83만 원 수준으로 서울의 3분의 1에 불과하다. 전국 평균은 146만 1천 원이다.
금융 전문가들은 주택연금 활성화를 위해 월지급금 증액과 가입 문턱 완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현재 공시가격 12억 원 이하로 제한된 주택 가격 상한을 미국이나 홍콩처럼 폐지하고, 저가주택 우대형 주택연금의 기초연금 수급 요건도 폐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큰 집을 팔고 작은 집으로 이사하면서 발생하는 차액을 연금 계좌에 넣는 ‘주택 다운사이징’ 활성화도 대안으로 제시됐다. 이는 상속과 노후 준비를 병행할 수 있는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주택연금은 평균 은퇴 연령 55세에서 기대 수명 83.5세까지 28.5년간의 노후를 대비하는 현실적인 수단이지만, 여전히 자녀 상속이라는 문화적 장벽에 막혀 있다.
전문가들은 “집을 자녀에게 물려주는 것과 본인의 노후 생활 중 무엇이 우선인지에 대한 사회적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