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약계층 7만명 연체채권 1.1조 소각
대부업체 참여율 3% 미만 ‘실효성 논란’
소멸시효 관행 개선 나서

정부가 지난 10월 야심차게 출범시킨 새도약기금이 첫 빚 소각에 나섰다.
금융위원회는 8일 부산국제금융센터 캠코마루에서 새도약기금 소각식을 열고 기초생활수급자와 중증장애인, 보훈대상자 등 7만명이 보유한 장기 연체채권 1조1000억원을 전량 소각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소각된 채권의 절반 이상이 20년 이상 연체된 것으로, 코로나19 이후 누적된 취약계층의 부채를 정리하는 첫 단계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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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 연체채권 소각,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20년 넘게 이어진 연체의 고통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소각식에서 “오늘 소각된 채권의 절반 이상이 20년 이상 연체된 채권”이라며 “국민이 겪은 연체의 고통이 지나치게 길었던 것이 아닌지 다시 생각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번 소각 대상은 기초수급자 6만6000명에 1조1000억원, 중증장애인 2900명에 440억원, 보훈대상자 700명에 130억원 등이다.
정부는 새도약기금을 통해 내년까지 총 16조4000억원 규모의 장기 연체채권을 매입하고 113만4000명에게 부채 정리 혜택을 제공할 계획이다.
지난 10월 출범 이후 두 달간 이미 6조2000억원 규모의 연체채권을 매입해 42만명의 추심을 중단시킨 상태다.
대부업체 참여 저조로 ‘반쪽 성과’

새도약기금의 실효성을 좌우할 핵심 과제는 대부업체의 참여다. 대부업계가 보유한 장기 연체채권은 6조7000억원으로 민간 금융권 전체 보유액의 52%에 달한다.
그러나 현재까지 협약에 가입한 대부업체는 440곳 중 22곳으로 참여율은 5%에 불과하다.
문제는 시장 점유율 상위권 업체들의 참여가 극히 저조하다는 점이다. 상위 10개사 중 참여 업체는 2곳뿐이며, 이들이 보유한 연체채권은 업계 전체의 80%를 차지한다.
대부업계는 정부가 제시한 채권 매입가율이 5% 수준으로 시장 거래가(25%)보다 지나치게 낮다며 반발하고 있다.
대부업계 관계자는 “당장 손실을 감수하더라도 1~2년 안에 메울 수 있는 확실한 인센티브가 나온다면 참여를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참여 업체에 은행 차입을 허용하고 코로나19 시기 채권 매입을 재허용하는 등의 유인책을 검토 중이다.
소멸시효 관행 개선 약속

이 위원장은 이날 소각식에서 금융권의 소멸시효 연장 관행을 강력히 비판했다.
현행법상 연체 채권의 소멸시효는 5년이지만 금융사들이 지급명령 신청을 통해 최장 15년까지 손쉽게 연장할 수 있어 ‘초장기 연체자’가 양산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 위원장은 “앞으로는 금융권이 연체채권의 회수 가능성이 없는데도 소멸시효를 관행적으로 연장해 장기간 채무자의 경제활동 복귀를 저해하지 않도록 하겠다”며 소멸시효 관행 및 절차 점검을 약속했다.
금융당국은 은행 1000만원, 저축은행 500만원 이하 소액 채권에 대해서는 소멸시효 연장을 금지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새도약기금은 오는 22일 소각 대상자들에게 문자로 소각 사실을 안내하고, 홈페이지와 전국 12개 상담센터를 통해 확인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이 위원장은 “새도약기금은 국민 세금이 투입된 정책인 만큼 정말 어려운 사람만 지원받을 수 있도록 면밀한 상환능력 심사를 진행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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