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늘어나는 병원비 이상하다 싶었더니” … 불과 2년 만에 벌어진 섬뜩한 일에 ‘발칵’

진료비 급등, 의료장비 확충의 그림자
MRI 설치 후 2년 새 1.9배 상승
‘공급이 수요를 만든다’는 경고음

MRI 장비를 새로 들인 병원들의 진료비가 단숨에 두 배 가까이 치솟았다. 설치 2년 만에 진료비가 1.9배 늘었고, 검사 건수도 1.8배 증가했다.

의료 인프라 확충이 곧 환자 이용 증가로 이어지는 이른바 ‘공급 유발 수요’ 현상이 다시 확인된 셈이다. 전문가들은 필수 장비 확대가 과잉 진료로 번질 가능성을 경계하며, 건강보험 재정의 효율적 관리가 시급하다고 경고했다.

MRI 설치 후 진료비 1.9배, CT도 상승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김미애 의원(국민의힘)이 23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를 분석한 결과, MRI를 새로 설치한 의료기관의 진료비는 설치 전 평균 5억2천7백만 원에서 설치 후 9억9천6백만 원으로 약 89% 뛰었다.

같은 기간 MRI 검사 건수도 1.84배 늘어나, 진료비 급등이 단순히 비용 인상 때문이 아닌 검사량 증가와 직결돼 있음을 보여준다.

CT도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설치 전 9억7천만 원이던 진료비가 설치 후 13억1천만 원으로 약 35% 올랐고, 검사 건수도 1.36배 늘었다.

2019년부터 2024년까지 전국에 새로 등록된 CT와 MRI는 총 2천8백여 대에 달하며, 매년 약 470대가 새로 도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공급이 수요를 만든다…‘로머의 법칙’ 현실로

보건경제학에서는 이런 현상을 ‘공급 유발 수요(Supply-Induced Demand)’라고 부른다. 병상이 늘면 입원 환자도 증가한다는 ‘로머의 법칙’과 같은 원리다.

김미애 의원은 “MRI나 CT는 진료에 반드시 필요한 장비이지만, 설치가 곧 불필요한 검사 확대로 이어지는 구조적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정부와 심평원이 장비 설치 이후 진료비 청구 변동을 정기적으로 점검하고, 지역별 장비 분포와 활용률을 체계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데이터 기반 관리 없이는 건강보험 재정의 누수를 막기 어렵다는 것이다.

고령화로 인한 진료비 부담도 겹쳐

MRI 진료비 급등과 더불어 고령화로 인한 의료비 지출 증가도 재정 부담을 키우고 있다. 김 의원이 복지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65세 이상 고령층의 건강보험 진료비는 2020년 37조 원에서 지난해 52조 원을 넘어 39% 이상 늘었다.

이들이 전체 진료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6%에 육박하며, 사실상 절반을 넘어설 전망이다.

김 의원은 “노인 진료비 비중이 이렇게 높다는 건 고령화가 이미 건강보험 재정에 직접적인 압박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신호”라며 “지금 같은 속도라면 건강보험의 지속 가능성은 점점 흔들릴 것”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