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 이제 진짜 마지막이래”… ‘오픈런’ 대란까지 벌어지자 정부도 ‘긴장’

대출 규제 앞두고 ‘막차’ 행렬
금리 인하 기대감에 ‘오픈런’까지
서울·수도권 집값, 다시 꿈틀댄다
대출
사진 = 연합뉴스

새벽부터 스마트폰 앱을 켜고 은행 대출창구에 접속하려는 이들이 줄을 섰다. KB국민은행은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신청 건수를 하루 150건으로 제한했고, 농협은행은 아예 일부 채널을 닫았다.

7월부터 시행되는 ‘3단계 스트레스 DSR’ 규제를 앞두고, 대출을 조금이라도 더 받기 위해 ‘금융 오픈런’까지 벌어지고 있다.

금리 인하와 규제 강화라는 상반된 시그널 사이에서 금융소비자들은 “지금 아니면 안 된다”는 불안감에 앞다퉈 대출을 신청하고 있다.

그 영향은 곧장 부동산 시장으로 이어졌고, 서울과 수도권 집값은 다시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정부는 긴장감을 감추지 않고 있다.

규제 앞둔 ‘대출 막차’… 5월 가계대출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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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5월 27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금리는 연 4.36%로 0.15%포인트 떨어졌다.

특히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연 3.98%로 떨어지며 7개월 만에 다시 3%대로 진입했는데, 시장금리 하락이 주요 원인이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5대 주요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전월 대비 무려 4조 1575억 원 늘었으며, 올해 들어 가장 큰 증가폭을 기록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주담대는 한 달 새 3조 원 넘게 늘었고, 신용대출도 1조 원에 근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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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이 7월부터 시행할 ‘3단계 스트레스 DSR’ 규제는 대출 한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대출자의 소득 대비 원리금 부담을 산정할 때 적용되는 금리에 일정 가산금리를 더하는 방식이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연봉 1억 원인 수도권 거주자의 주담대 한도는 약 3000만 원 줄어들 수 있다.

“지금 받지 않으면 더 못 받을 것”이라는 소비자 심리가 퍼지면서, 은행 비대면 채널에는 아침마다 대출 신청자가 몰리는 풍경이 반복되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이미 코로나 시절 신용대출 폭증 이후 가장 높은 증가세”라고 전했다.

집값도 꿈틀… 규제 피하려는 ‘막차 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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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부동산 시장은 벌써 반응했다. 한국부동산원이 집계한 바에 따르면, 5월 셋째 주 서울 아파트 매맷값은 전주 대비 0.13% 상승하며 16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특히 강남권(0.19%)과 강북권(0.06%) 모두 상승세를 보였으며, 지역별로는 서초구(0.32%), 송파구(0.30%), 양천구(0.22%) 등이 두드러졌다.

수도권 외곽인 경기 과천시의 경우, 재개발 단지를 중심으로 아파트 값이 한 주 만에 0.23% 올랐다.

일부 지역에서는 아예 신고가 경신이 이어지고 있다. 마포구 신수동의 한 아파트는 이달 3일 17억8500만 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찍었다.

이러한 흐름은 규제 회피 수요와 맞물려 있다. 3단계 DSR이 시행되면 대출 여력이 줄어들기 때문에, 그 전에 집을 사려는 수요가 몰린 것이다.

NH농협은행 김효선 부동산수석위원은 “몇 천만 원의 대출 한도 차이로 원하는 지역에 못 살게 되는 상황이 올 수 있다”며 “매수 심리를 자극하는 요소가 겹쳤다”고 분석했다.

정부도 긴장… 추가 규제 가능성 열어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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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증하는 대출과 들썩이는 집값에 정부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금융기관들에게 “대출 쏠림현상에 대비해 부채 관리를 철저히 하라”고 주문했고, 실제로 일부 은행들은 대출금리 인상, 신청 건수 제한 등으로 속도 조절에 나섰다.

부동산 정책당국인 국토교통부도 움직였다. 집값 상승세가 지속될 경우 조정대상지역, 투기과열지구, 토지거래허가구역 등의 추가 지정도 검토 중이다.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 함영진 랩장은 “강남 외 지역에서도 고가 거래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며 “지정되면 세금과 대출 규제 강도가 크게 높아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마지막 기회’라는 인식이 만든 대출 오픈런, 그리고 그 불안감이 부른 집값 반등의 여파가 어디까지 이어질지는 여전히 안갯속이다. 6월 한 달이 정부와 시장 모두에게 중대한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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