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끝에 선 부산 “이대로는 안된다” .. 심각한 상황 속 ‘어쩌나’

“부산, 어디로 가고 있나”
취업자 줄고 경제 규모도 인천에 추월당해
부산
사진 = 연합뉴스

“일자리가 줄어드니 결국 떠나는 수밖에 없었다.”

부산을 떠나 수도권으로 이주한 한 청년의 푸념이 현실을 대변한다. 한때 대한민국 제2의 도시로 불렸던 부산이 흔들리고 있다. 최근 발표된 고용 및 경제지표는 부산 경제의 위기를 여실히 보여준다.

부산

부산 지역의 올해 2월 취업자 수가 1년 전보다 5000명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3개월 연속 하락세로, 12일 동남지방통계청이 발표한 ‘2025년 2월 부산시 고용동향’ 자료에서 확인됐다.

통계에 따르면 지난 2월 부산의 15세 이상 취업자는 167만 9000명으로 전년 대비 0.3% 감소했다. 부산의 취업자 수는 지난해 9월부터 두 달 연속 줄어들다 11월 반등했으나, 12월부터 다시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업종별로 보면, 광공업 분야는 25만 7000명으로 지난해보다 15.7% 증가했지만, 사회간접자본 및 기타 산업에서는 3만 3000명(2.3%)이 감소했다.

특히 전기·운수·통신·금융업 취업자는 2만 7000명 줄어 11.6% 감소율을 기록했다. 도소매·숙박음식점업과 건설업에서도 각각 7.8%, 4.9% 감소하는 등 전반적인 업황이 악화되고 있다.

그런데도 부산의 고용률은 57.7%로 전년 대비 0.1%포인트 상승했고, 실업률 역시 3.1%로 0.1%포인트 하락했다.

그러나 이는 15세 이상 인구와 경제활동인구 자체가 감소한 데 따른 착시 효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15세 이상 인구는 전년보다 1만 3000명 감소한 291만 3000명, 경제활동인구는 6000명 줄어든 173만 3000명으로 집계됐다.

‘제2의 수도’ 자리도 인천에 빼앗겼다

부산
사진 = 연합뉴스

고용 부진뿐만 아니라 경제 규모마저 수도권에 밀려나는 모양새다. 과거 부산은 ‘제2의 수도’라는 별칭을 가졌지만, 이제 그 자리마저 인천으로 넘어갔다는 분석이 나온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23년 인천의 지역내총생산(GRDP)은 116조 8630억 원으로, 부산(114조 1650억 원)을 넘어섰다. 인천의 경제 규모가 부산을 앞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불과 2015년만 해도 부산의 GRDP는 88조 7490억 원으로, 인천(81조 8050억 원)보다 7조 원가량 많았다. 하지만 이후 격차가 점차 좁혀지더니, 2023년부터는 인천이 부산을 추월했다.

같은 기간 인천의 GRDP는 42.9% 성장한 반면, 부산은 28.6% 증가하는 데 그쳤다.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중심으로 경제 성장이 가속화되면서 전체 GRDP에서 수도권이 차지하는 비율은 2015년 50.1%에서 2023년 52.3%로 확대됐다.

인구 감소, 일자리 부족…’청년들의 탈부산’ 심화

부산
사진 = 연합뉴스

경제 규모에서 밀린 부산은 인구 감소에서도 인천과 대조를 보인다. 올해 1월 기준 부산 인구는 5년 전보다 14만 8000명 줄어든 반면, 인천은 같은 기간 6만 8000명 늘었다.

아직까지 부산의 총인구가 인천보다 많지만, 고령화 속도가 빠르다는 점이 문제로 꼽힌다.

청년층의 수도권 이탈도 가속화되고 있다. 1월 기준 15세 이상 경제활동인구를 비교하면, 인천(174만 7000명)이 부산(172만 1000명)을 앞질렀다. 이는 부산 내 일자리 부족이 원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부산상공회의소가 금융감독원 공시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23년 매출액 기준 국내 100대 기업 중 부산에 본사를 둔 기업은 단 한 곳도 없었다.

반면 인천에는 3곳이 포함됐다. 1000대 기업을 기준으로 보면 부산에는 31개 사가 위치해 있는데, 이 중 제조업체는 12곳으로 전체의 38.7%를 차지했다. 같은 기준으로 인천에서는 37개 사가 포함됐다.

수도권 쏠림 현상, 지역 경제에 악영향

부산
사진 = 연합뉴스

이 같은 수도권 집중 현상은 부동산 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2025년 1월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 7만 2624가구 중 지방 물량이 5만 2876가구(72.8%)에 달했다.

정부는 비수도권 주택담보대출 규제를 완화하는 등의 대책을 내놨지만, 인구 유출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실질적인 효과를 거두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부산은 한때 대한민국 제2의 도시로 자리매김했지만, 현재는 경제·고용·인구 등 다양한 분야에서 수도권에 밀리고 있다.

청년층 유출과 기업 부재, 인구 감소가 맞물리면서 악순환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부산이 다시 활력을 되찾을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Copyright ⓒ 리포테라.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17

관심 집중 콘텐츠

Semiconductor

삼성전자 2분기 ‘어닝쇼크’ 수준 실적, 대표 먹거리 “우물쭈물하다간 일본에 홀라당 뺏긴다”

더보기
Card Fee

12조 쏟아부었는데 “쓰면 쓸수록 적자라니”… 소비쿠폰의 비밀 드러나자 정부도 ‘어쩌나’

더보기
Solar Power

“한국 덕분에 세상이 밝아졌어요”… 과하나섬, 148억 태양광 마이크로그리드가 만든 ‘새로운 세상’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