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 살리려고 정부 나섰지만 “오히려 더 무너진다”… 계속되는 위기에 ‘발 동동’

정부, 중국 단체관광객 무비자 추진
제주 관광업계, “기회 아닌 위기“
정부
사진 = 연합뉴스

“제주 관광이 살아나기는커녕, 수도권에 다 뺏기게 생겼어요.”

정부의 비자 면제 정책 발표 이후, 관광업계의 우려가 잇따르고 있다. 특히 제주 지역은 “코로나보다 더 심각한 타격이 올 수 있다”며 긴장하는 분위기다.

지난 20일, 정부는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겸 경제부총리 주재로 열린 ‘민생경제점검회의’에서 중국 단체관광객을 대상으로 한시적 비자 면제 정책을 오는 3분기 중 시행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코로나19 이후 침체된 관광산업을 다시 활성화하기 위한 조치로, 외국인 관광객 수 회복과 내수 경기 진작이 주요 목적이다. 하지만 이 소식을 들은 제주 관광업계는 불안감에 휩싸였다.

수도권 집중…제주 “코로나 때보다 더 위기”

정부
사진 = 연합뉴스

현재 제주도는 중국인 관광객에 대해 무비자 입국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중국 관광객 수요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제주로서는, 이번 비자 면제 확대 조치가 치명타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문화체육관광부는 K-푸드, K-뷰티, 콘텐츠 체험 등을 결합한 ‘K-everything’ 관광 프로그램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상태다. 정부는 이를 통해 한국 방문을 적극 유도할 방침이다.

이에 제주 관광업계는 관광객 유입이 분산될 가능성을 걱정하고 있다.

제주도 내 한 호텔 관계자는 “지금도 관광 인프라는 육지에 비해 크게 부족한데, 수도권까지 무비자가 확대되면 제주 관광업계는 코로나 시기보다 더 힘든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제주 관광시장은 여전히 중국인 관광객 비중이 70~80%에 달할 정도로 의존도가 높다. 지난해 제주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 수는 190만 명이 넘었지만, 그중 대부분은 중국인이었다.

여행수지 적자… 외국인 지출 늘려야 할 때

정부
사진 = 연합뉴스

이번 조치는 단순한 관광객 유입을 넘어 여행수지 개선이라는 큰 틀의 목적도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여행수지는 64억 8천만 달러 적자로, 6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외국인이 한국에서 지출한 금액은 78억 4천만 달러에 그쳤고, 한국인이 해외에서 소비한 금액은 143억 2천만 달러에 달했다.

외국인의 국내 소비 회복 속도는 코로나 이전에 비해 더딘 편이다.

전문가들은 단체관광 위주였던 관광 트렌드가 점차 개별 체험형 관광으로 바뀌고 있어, 단순히 인원수를 늘리기보다는 1인당 소비를 높일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문화체육관광부 관계자는 “소비력이 높은 중동 국가를 대상으로 한 마케팅이나 의료관광, 마이스 산업과 연계한 프로그램 등도 병행 추진 중”이라며 “외국인의 체류 기간을 늘리고 소비 지출을 확대할 수 있는 방식으로 접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방 활성화 대책도 추진… 효과는 미지수

정부
사진 = 연합뉴스

정부는 수도권 이외 지역의 관광 인프라 구축도 병행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충북·충남을 ‘초광역형 관광교통 혁신 선도지구’로 지정해 청주공항과 오송역, 백제문화권을 잇는 교통망을 마련하고, 강원 속초와 경북 영덕은 수요응답형 버스를 도입할 계획이다.

그러나 인프라 격차는 여전히 크다. 특히 제주 관광업계는 현실적인 대응책 마련이 절실하다고 입을 모은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제주만의 독창적인 체험형 관광상품을 개발하고, 교통과 편의시설 개선에 정부의 실질적인 지원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의 무비자 정책이 관광 산업 전반에 긍정적 자극이 될지, 아니면 지역 간 격차를 더욱 벌리는 결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Copyright ⓒ 리포테라.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관심 집중 콘텐츠

“한국 경제 이끌었지만” … 베이비붐 세대 비극에 누구도 손 내밀지 않는 ‘이유’

더보기
Roborac

韓 1위 차지하더니 “삼성·LG 전부 삼켰다” .. 中 공세에 업계 ‘속수무책’

더보기
Hanmi Semiconductor

“글로벌 왕좌 오르자마자 ‘8년’ 묵은 폭탄 터진다”… SK 흔들리자 삼성 ‘활짝’

더보기